화제의 저자-신작 '제3의 시나리오'낸 김진명

"항상 적대국을 만들어내야 하는 미국의 속내를 우리가 제대로 파악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동참하도록 만들어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같이 번영을 꾀하자는 뜻에서 소설을 썼습니다".

1993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펴내 큰 반향을 일으킨 소설가 김진명(47)씨가 이라크파병 등 국제정세의 급박한 흐름을 다룬 신작 '제3의 시나리오'(랜덤하우스중앙)를 최근 펴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전략을 소재로 삼은 이 소설은 주한미군 재배치, 이라크 파병문제 등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다루고 있다.

소설 출간에 맞춰 잠시 귀국한 김씨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이 북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그러나 북한과 미국의 첨예한 대결 구도탓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소설은 중국 베이징에서 살해당한 소설가 이정서의 죽음을 수사하던 장민하 검사가 그가 남긴 미완의 원고가 한.미관계에 관한 소설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장 검사는 미국의 도청기술에 도전장을 내민 탈북자 출신 도청기술전문가 김정한, 남한을 방문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암살하기 위해 남파된 북한 특수부대 교관 강철민 중좌 등과 함께 미국의 거대한 정보기관과 숨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김씨는 이 소설을 통해 북한군을 이라크에 파병해 북한의 발전을 꾀하는 방안을 비롯해 북한을 적대국으로 삼은 미국의 세계전략,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한간의 번영 방안 등을 얘기하고 있다.

그는 "문학적 열망보다는 우리 사회의 현실문제에 대해 발언하겠다는 생각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썼고 이같은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며 "이번 소설도 드라마적 구성보다는 관련 정보들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해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작품이 종종 반미 혹은 국수주의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미국의 진정한 속내, 숨겨진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환교수로 재직 중인 부인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김씨는 "선진기법으로 무장한 외국의 투기자본들에 의해 우리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그에 따라 노동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외국자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와 그에 맞서 국부를 지켜내는 우리 금융집단의 활약상을 다룬 금융소설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