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티재 주변 8Km 드라이브길

입력 2004-06-03 11:05:51

계절의 여왕 5월도 지나고 초여름이다. 농촌 들녘은 마지막 모심기로 분주하다. 이번주는 대구에서 가까운 헐티재로 떠나보자. 헐티재 가는길엔 멋진 문화공간들이 최근 많이 들어섰다.

◇아루스 갤러리

용계교를 지나 가창댐으로 우회전하면 금세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공기부터가 달라진다. 상수원보호를 위해 설치한 철망에 넝쿨장미가 활짝 펴 있다. 수만송이의 장미들이 향기를 뿜으며 함께하는, 2km가 넘는 드라이브길은 몇 번이고 차를 되돌려 다시 오고 싶은 길이다. 장미꽃 드라이브길이 끝나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댐상류 마을인 '오리'라는 동네가 나온다. 동네 집들이 모두 예뻐 마치 별장촌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들머리에는 마을 주민을 위한 체육공간이 있고 작은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에 '아루스 갤러리'가 보인다. 아담한 2층공간이다. 두 해전 대구미래대학에서 정년을 마친 사진학과 강상규 교수가 퇴직금으로 평생의 소원이던 전시공간을 마련한 곳이다. 작년 12월에 개관한 이곳에는 상설전시관과 1.2전시관이 있다. 전시공간은 모두 50여평.

상설전시실에는 1945년도에 건국사진공모전 특선을 한 구왕삼선생의 '군동'이란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1전시실에는 강교수의 '설국'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2전시실에는 강교수가 60년대 촬영한 '눈시리즈'사진 등 대구 근교의 아주 오래된 풍경을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2층 다락방에는 쉼터가 있어 자연을 바라보며 커피나 각종 차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있다.(053-767-0014)

◇대구미술광장

아루스 갤러리에서 헐티재쪽으로 5km쯤 더 올라가면 정대리 마을회관을 지나 왼편에 '대구미술광장'을 만날 수 있다. 옛 가창초교 정대분교 터에 자리 잡은 이곳은 지난 2000년 가을 대구미협회원들이 창작활동을 위해 만든 곳으로, 다양한 전시와 각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광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잔디가 깔린 500여평의 마당에는 대구미전 대상작가인 송주형씨과 대구가톨릭대 이상일교수, 그리고 박휘봉씨의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광장 오른쪽에는 50여평의 야외무대가 있어 각종 공연이나 야외 세미나 등을 언제든지 무료로 사용가능하다.

대구미협에서 마련한 사회미술 교육원에서는 각 요일별로 수채화, 소묘, 사군자, 한국화, 목공예, 유화, 서예 등 강좌를 마련해 6개월 코스로 진행하고 있다. 후반기 접수는 오는 7월 15일부터 8월 말일까지 받는다. 매주 토,일요일에는 주말도예교실을 운영해 가족이나 각 단체들의 체험 교실도 가능하다.

전시공간은 A,B 갤러리가 있어 대관이 가능하다. 12평 남짓한 아트샵에서는 회원들이 직접 만든 도예, 섬유, 금속, 염색 등 수백점의 각종 공예품들이 전시돼 있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가능하다.

갤러리 주위에 주차공간도 충분하며 하루 종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 나무그늘에서 자연과 함께 가족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매주 월요일 휴무.(053-767-4336)

◇달성 조길방 가옥

대구미술광장 바로 옆 도로를 오르면 달성 조길방가옥 가는 길이다. 1km 남짓 오르면 왼편 산으로 오르는 급경사 샛길이 나타나고 약간만 더 오르면 약 300년전에 지어진 잘 보존된 목조가옥을 만날 수 있다.

안채, 사랑채, 아래채로 구성돼 있으며 자연석 주춧돌 위에 네모 기둥을 세우고 흙벽으로 마무리 했다. 싸리기둥에 칠기나무로 된 보를 얹은 것이 특징인데. 동네가 대구의 강원도로 비유될 만큼 첩첩산중이다. 한번쯤 둘러보면 좋을 곳이다.

◇ 용천사

헐티재를 넘으면 청도땅. 정상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용천사가 나타난다. 입구에 찻집이 있고 그 옆에 생수를 떠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용천사는 그 옆에 단을 쌓아 놓듯이 한 석축위에 올려져 있다. 마당에 들어서니 대웅전 앞마당에 울타리가 있다.

백년이 넘은 백일홍 가지가 옆으로 뻗어 있고 가지가 땅에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지주대가 여러개 설치돼 있다.대웅전 왼쪽에 응진전이 있고 다시 그 왼쪽에 석간수가 용솟음친다는 용천이 있다. 우물에 제법 큰 수각을 세우고 그 앞에 꽃이며 촛대가 있다.

용천에서 나는 석간수는 파이프로 연결해 대웅전 앞마당 음수대와 입구의 생수대에 연결돼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으로 손꼽히는 비슬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용천사 석간수는 물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일년 내내 물을 받아가려는 발길이 잦다.

용천사는 의상법사가 창건후 옥천사로 불리다가 일연선사가 중창해 불일사로 이름을 바꾼 뒤, 다시 용천사로 바뀌었다. 한때 해동화엄전교의 10대 사찰로 꼽힐 만큼 사세가 커 수천명의 승려들이 수행정진 했고 부속암자만도 47개가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지금은 대웅전앞 조각난 탑신과 형채가 다 망가진 석주만이 그 옛날의 영화를 얘기하고 있다.

◇ 비슬문화촌, 비슬도예촌

용천사를 조금 지나면 왼편에 문화를 사랑하는 개인이 만든 비슬문화촌이 있다. 3층건물의 이곳에는 천연염색과 도예체험을 할 수 있고 100여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연수원동도 있다. 계절별로 다양한 문화 축제가 펼쳐지며 작은 음악회와 전시회등이 수시로 열린다. 각북면 남산 1동에는 폐교를 이용해 만든 비슬도예촌을 만날 수 있다. 도자기관련 전문공간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사진.글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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