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두 집 살림'...예산낭비 '태산'

입력 2004-06-03 11:51:48

신청사 10년만에 또 分家

대구시가 신청사를 지었지만 일부 부서는 청사에서 쫓겨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여러집 살림살이'가 계속되고, 이에 따른 민원인 불편과 예산 낭비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이달중 중구 동인동 동인네거리 인근의 동화빌딩 3개층(720여평)을 임대, 본청 2개국 100여명을 옮길 계획이다. 시는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임대료 17억원은 6월에 예정된 추경예산 편성때 반영하기로 했다.

문영석 대구시 회계과장은 "조직이 점차 세분화되고 소방방재청 신설에 따른 조직 확대 등도 있어 사무공간이 부족, 외부의 건물을 또다시 빌릴 수 밖에 없게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구시가 지난 1992년 완공한 신청사가 향후의 인력.조직 증원 등 장기적인 검토없이 청사 규모가 계획됐고, 이때문에 '여러집 살림살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신청사는 부지 3천810평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난 92년 입주할 당시만 해도 흩어졌던 부서들을 한 곳에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직이 2실10국 51과 143계(1천2명)에서 5월 현재 2실 7국 43과 167담당(1천74명)으로 계(담당) 단위가 크게 증가했고, 이에 따라 만성적인 사무 공간 부족을 겪게 된 것.

이때문에 정보화담당관실이 수성구 지산동 대구보건환경연구원 옆에 별관을 지어 옮겼고, 공무원교육원과 종합건설본부는 중구청사를 임대해서 사용중이며, 상수도본부도 별도 사무실을 쓰고 있다. 문서고 일부는 시민운동장의 체육시설 공간을 얻어 해결했다. 하지만 이 것도 모자라 이제는 본청에 있는 7개 국 가운데 2개 국을 청사 밖으로 쫓아내야 할 형편에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들은 "신청사가 공간 활용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계획없이 지어진데다 설계 역시 사무실용에 어울리지 않아 공간 활용에 많은 장애를 주면서 심각한 사무실 부족현상을 빚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올들어 행정자치부와 대구시에 신청사 조기확보를 위한 예산 및 대책마련을 촉구했으나 대구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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