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창조한다-(9)새로운 인조피혁, 샤무드

입력 2004-06-02 16:51:34

세계 최고의 인조가죽, 샤무드.

오리지널 천연가죽을 능가하는 샤무드는 부직포, 탄성고분자, 염색가공 등의 복합 섬유 기술이 빚어내는 첨단 소재다. 국내 유일의 샤무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 경산공장은 20여년간의 끈질긴 도전 끝에 세계 3위의 샤무드 제조업체로 올라섰다.

샤무드는 천연가죽보다 더 천연가죽같은 초극세(超克細) 인조가죽이다.

코오롱이 일본 도레이, 구라레이사(社)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샤무드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20년전인 1984년이었다. 화학섬유로 만든 인조가죽은 유한한 천연가죽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고, 의류용은 물론 소파, 의자, 신발 등의 비(非) 의류용까지 다양한 용도전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천연가죽보다 더 천연가죽같은 인조가죽을 만들어내는 일은 마지막 섬유기술이라 부를 만큼 어렵다. 취재팀을 안내한 박한용 코오롱 경산 공장장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또 다른 장벽이 나타나 수도없이 생산 포기를 검토했을 정도"라며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10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을 돌아야 했다"고 말했다.

샤무드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섬유기술은 무려 20여가지.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그 복잡한 공정과 장비에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샤무드는 그 출발부터 일반 스웨이드(원단 표면을 긁거나 태워서 인조가죽 느낌을 내는 것) 제품과는 다르다. 샤무드 원단(부직포)은 제직(가로실과 세로실을 잇대어 천을 짜는 방법) 또는 편직(바느질로 코를 뜨듯이 천을 짜는 방법) 형태의 스웨이드 원단과 달리 수천, 수만개의 단섬유(0.2~2mm)를 바늘로 박아 만든다.

천연가죽의 내부 조직은 무한히 자유로워 스웨이드처럼 일정한 형태가 반복되는 한 천연가죽 느낌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 샤무드는 또 0.01데니어(1데니어=1g으로 9000m까지 늘일 수 있는 실의 굵기) 수준의 초극세사(絲)를 사용해 천연가죽 이상으로 촉감이 부드럽다.

샤무드 제조의 두번째 단계는 탄성고분자 함침이다. 천연가죽 이상의 탄성을 내기 위해 폴리우레탄을 코팅하는데, 얼마나 골고루 함침시키느냐가 중요하며, 촉감(고무 느낌)이 나쁜 폴리우레탄을 최대한 부드럽게 바꿔줘야 한다.

3단계 염색가공은 1, 2단계 보다 더 어렵다. 초극세사는 표면적이 넓어 일반 섬유와 똑같이 염색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데다 빛에 의한 반사율이 매우 높아 일반 섬유보다 훨씬 진하게 염색해야 한다는 것. 코오롱 경산공장 이호경 샤무드 생산부장은 "폴리우레탄은 스판덱스와 마찬가지로 온도, 장력 변화에 민감해 이를 최소화하는 마지막 공정관리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20여가지 공정을 거쳐야 하는 샤무드는 섬유기술의 마지막 정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알림= '신화를 창조한다-섬유, 첨단현장을 찾아서'에 대한 섬유인, 지역시민, 섬유학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인터넷 매일신문(www.imaeil.com)에 떠있는 '신화를 창조한다. 첨단 섬유의 현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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