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올들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대구'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대구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팽창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각종 규제철폐와 기업환경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니 우리 기업인들로서는 참으로 고맙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의 이같은 노력은 보수적인 도시, 배타적인 도시로 낙인찍혀 좀처럼 기업인들로부터 호감을 받지 못하던 대구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이 목표가 구호에 그쳐선 안된다.
대구 최대의 공업단지인데다 조만간 4차단지가 들어서는 성서산업단지를 보면 대구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무슨 일부터 해야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성서산업단지는 1천600여개의 입주기업, 4만7천명이 넘는 종사자, 대구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38.6%, 대구 수출액의 41.1%를 차지하는 등 대구경제의 핵심이다.
섬유.조립금속 등의 전통산업에서부터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한 운송장비, 전기.전자.정보통신 등의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성서공단의 현재 위상과 잠재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성서산업단지는 지금 중병을 앓고 있다.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1시간여의 지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다.
근로자도 꼼짝 못하고 CEO도 바쁜 시간을 길바닥에 흘려버리고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되물을지 모르지만 산업단지의 교통체증은 도심 체증과 성격을 달리한다.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는 많은 단계를 거치면서 발생한 각종 비용이 총 결집, '가격'이라는 가치로 평가된다.
비용에는 공장운영 비용이나 인건비, 재료비 등 직접적인 비용도 포함되지만 물류비를 비롯한 각종 간접비용도 상당부분 차지한다.
특히 최근에는 물류비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인식될 만큼 물류비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어 지역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성서산업단지의 교통체증은 기업들에게 엄청난 물류비 부담을 덮어 씌우고 있다.
출퇴근 차량에 갇혀 화물운송차량이 꼼짝못하는 사례가 셀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 삼성상용차 부지와 4차단지 조성으로 인해 더 많은 기업들이 성서산업단지에 입주할 것이고 인근 달성군 다사.죽곡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설 예정인 것을 감안해 보면 시간이 갈수록 기업과 시민들에게 더 많은 불편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대구시는 성서산업단지 체증 경감을 위해 구마고속도로 확장, 유천교에서 성서산업단지로 이어지는 4차순환도로 건설, 관련 우회도로 건설, 기존 도로 확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구마고속도로 확장공사는 2008년 이후에나 완공이 가능해 그 동안은 어쩔 수 없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답답한 현실에 처해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까지 국비나 지방비 지원을 통해 SOC사업을 수행한 각종 사례에서 보듯이 최초 계획대로 사업시기가 일치해서 집행된 경우가 드물다는데 있다.
대구시는 조금만 기다리라는 얘기만 하지말고 아이디어를 짜내 성서산업단지 교통난 해소에 나서야한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협의중인 성서IC∼남대구IC간 도로구역결정 협의를 빠른 시일내에 끝내고 구마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성서산업단지 진.출입로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감안하여 1년 정도 공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구마고속도로 확장공사가 당초 사업기간 안에 마무리 될 수 있도록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힘을 모아 사업의 예산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거창한 구호보다 현실적 문제에 대한 구체성있는 해결책 제시가 중요하다.
대구시는 모처럼 내건 '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호와 관련, 결과물을 낸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또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기업인들도 마냥 바라만보고 있어서만은 안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대구시 혼자 추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서공단의 체증을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을지 기업인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대구시도 살고, 우리 시민들의 살림도 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다.
유재성(태창철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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