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에너지 절약 관심 가져야

입력 2004-06-02 13:50:09

요즘 일을 마치고 사무실 근처 대학 도서관에 가끔씩 들러 책도 볼겸 자료 정리를 위해 열람실을 애용하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에어컨을 틀어 참으로 시원하고 좋았다.

그런데 현관문 손잡이에는 '냉방중이므로 문을 닫아 주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었으나 문은 열려 있었고 그보다도 열람실 안의 창문이 50% 넘게 열려있었는데 어느 누구 하나 창문을 닫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경남 거창 시골에서 자랐는데 초등학교 6학년쯤인 1970년대 말경에 전깃불이 들어왔으며 농촌에는 대부분 현금 보유가 극히 적었으므로 지출을 아주 절약했다.

예를 들어 전기료 절약을 위해 TV를 볼 때는 전깃불을 끄고 마루에 전등을 켜면 방에는 전등을 껐다.

요즘도 나는 TV를 볼 때는 전등을 끈다.

그러면 아내는 눈 나빠진다면서 촌사람 티 좀 내지 말라고 핀잔을 준다.

사무실에서는 이면지를 버리지 못하고 재활용하려고 모아두고 일회용 자판기 커피컵은 3, 4회 사용한다.

어떨 때는 나 혼자 괜히 궁상맞게 생활하는 것 같아 모아놓은 이면지나 일회용 컵을 모아서 버리곤 하는데 정말 내가 근검절약을 하는건지 궁상을 떠는건지 다른 사람들도 보편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건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어렵고 고유가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경제가 좋아질 때까지만이라도 온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에어컨을 켜는 일은 삼갔으면 좋겠다.

허이주(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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