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하락 불구 '체감물가' 높아

입력 2004-06-02 11:36:14

"조류 독감 파동 이후 알 낳을 닭이 없데요. 계란 값마저 종전보다 30%이상 올랐으니 뭘 먹으면 좋을지…". "생닭 값이 복달임 때와 비슷하니 식탁을 꾸릴 자신이 도저히 없어요".

통계청에선 소비자 물가가 하락했다고 발표했지만 체감 소비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관계자는 "앞으로 행락철이 끝나는 8월말까지는 계속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류독감으로 수가 급격히 줄어든 닭고기는 1.2kg 짜리 작은 닭 1마리가 4천87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두부값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온 동네에 판두부를 살 수가 없어요".

미국산 콩 가격이 오르면서 두부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저녁 동네 골목마다 값 인상설과 함께 두부가 떨어져 주부들이 두부를 찾아 종종걸음을 쳤다.

이마트 이종훈 대리는 "풀무원 등 포장두부 가격은 지난해 12월 국산콩 가격 상승으로 이미 평균 15%가량 상승했고 현재 한모당 900~990원에 판매되고 있는 판두부는 원재료인 미국산 콩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1천원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동아쇼핑 식품매장에는 1일 현재 삼겹살 100g 1천660원으로 100g당 1천500원선인 쇠고기 수입육이나 육우보다 비싸,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비싼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광우병과 조류독감 등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난데다 본격적인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자 이마트 만촌점, 홈플러스 성서점 등 대형소매점에선 한우 대체육으로 육우 판매를 시작했다.

육우는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없는 젖소 암컷, 젖소 수컷, 외국 종자를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키운 소, 외국 종자 소와 한우를 교배시킨 소 등에서 얻어진 고기로, 이전에는 육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판매하지 않았지만 최근 한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우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홈플러스 성서점 황영구 대리는 "한우 가격이 너무 높아 육우를 최근 신규런칭했는데, 100g당 1천500원선으로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소매점에서 육우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유통업체들은 "육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햄 등 육가공 제품 가격도 잇따라 5~10%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 중국산 깨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칠성시장에선 참기름이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식용유 가격도 10%가량 오른 바 있다 .

한편 한국야쿠르트는 1일부터 야쿠르트 제품 가격을 110원에서 130원으로 18% 올린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과 원부재료비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또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라면 가격도 전년대비 10% 이상 상승했고 국수 가격도 조만간 1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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