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 개관

입력 2004-06-02 09:05:06

예주문화예술회관이 오는 9일 개관한다.

지난 1998년 12월 착공, 5년 6개월만에 준공하는 것이다.

영해 3.1의거탑 바로 옆에 위치한 예주문화예술회관은 2만7천여평 부지에 연면적 1천269평(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128억원이 투입됐다.

531명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사업비중 50%는 국비로, 군청이 있는 영덕읍을 놔두고 영해에 건축한 것은 지역균형 개발이라는 면이 고려됐다.

그러나 예주문화예술회관은 개관에 앞서 벌써부터 향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 우려가 적잖다.

◇다채로운 개관행사

9일 오후 1시 영해농가주부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막이 올라 6일 동안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개관일 오후 3시부터 2회에 걸쳐 리틀엔젤스예술단의 공연이 있으며, 10일에는 주강현 한국민속연구소장의 초청강좌, 11일에는 극단 '사다리'가 '아인슈타인의 이상한 나라' 연극 공연이 있다.

12일에는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며, 13일에는 영화 실미도 상영에 이어 도립국악단의 축하공연, 무고.버슴새 공연이 계속된다.

마직막 날인 14일에는 윤도현밴드를 비롯 최진희, 유열, 소랑이, 아랑레이션 등의 인기 가수 초청 공연이 있다.

이외 부대행사로 영덕문협시화전과 예맥회 특별정기전, 영덕사진 전시, 김석환 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보완해야 할 점 많아

시설이라고는 531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54평의 전시실이 전부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실제로 영덕군의 대공연장 공연계획도 매 분기 1회에 이틀씩 연간 4회 8일이 고작이다.

나머지는 대관공연이다.

그러나 인구 1만여명의 영해권에 과연 대공연장을 대관해 공연에 나설 문화단체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예주문화예술회관이 성공할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는 주민들이 얼마만큼 관람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근의 인구 50여만명이 살고 있는 포항도 대관 공연이 쉽지 않는 점을 감안할때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예주문화예술회관내에 복합기능을 갖춘 다용도실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덕군이 얼마전 영해일대 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독서실과 멀티영상실 등의 개설을 요구하는 의견이 높았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덕군이 설계 당시 눈감고 했느냐"는 말들이 많이 나돌았다.

이는 또 주민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가운데서 추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영덕군이 독서실 등의 복합기능 설치를 서둘러 주민 이용을 늘려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회관내 운영비와도 무관치 않다.

영덕군에 따르면 예주문화예술회관은 직원 7명 인건비를 포함해 기획공연비, 전기세 등 연간 운영비가 5억여원은 있어야 가능하다.

연간 며칠 공연도 않고서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혈세낭비라고도 할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현재 정부는 '1 시.군 1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중에 있다.

각 지역의 고유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차원에서다.

오는 9일 개관하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은 그런 점에서 당국의 향후 문화정책 수립에 있어서 하나의 시금석이 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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