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주최한 사생대회에 열살짜리 딸과 함께 참여했다.
자라나는 동심을 표현할 수도 있고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김밥을 싸서 참여했지만 다녀와서 괜히 갔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행사에 조금 늦은건 아닌가 해서 서둘러 자리를 잡고 주최측에서 교부하는 도화지를 받아서 돌아서는 순간 이미 시작한 다른 학생들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학원에서 연습으로 미리 그려 본 듯한 그림을 옆에 두고 베끼는 학생들은 그래도 좀 나았다.
심지어 교과서를 가져와서 그대로 베껴 그리는 학생도 있었고 엄마가 옆에서 함께 그리는 학생도 있는가 하면 아예 엄마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학생은 그 옆에서 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내 자식이 남보다 뛰어나길 바라고 대회에서 상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부를 겨루는 것을 바로 잡아주기는커녕 방조하며 동조하는 엄마들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는 어떤 방법이든지 이기면 된다는 잘못된 승부 근성을 부모가 가르쳐주는 꼴이 돼 버리고 말 것이며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너무 빨리 어른의 그것과 동일화시켜 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그 대회에서 과연 누가 상을 받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만약에 그런 방법으로 상을 받은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그 대회에서 어떤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을지 자못 씁쓸해진다.
김숙현(대구시 구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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