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아름다운 사람

입력 2004-06-01 09:07:06

직업 특성상 얼굴을 아름답게 하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레이저니 박피술이니 하는 의학의 발달과 약간의 과장된 광고들이 이러한 욕망에 더 불을 지피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속에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 있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름답다는 것은 자신의 기쁨 뿐만 아니라 남을 기분 좋게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아름답게 보여서 자신을 인정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성 중 하나일 것이다.

대개 젊은 시절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아름다움에 신경을 많이 쓴다.

시각에 호소하기 위해 얼굴을 깨끗이 하고 액세서리를 달고, 후각에 호소하기 위해 향수를 뿌리고 냄새 좋은 화장품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감각 전달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좋은 향수를 뿌리면 모든 남자들의 코가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느끼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한 여자에게서 풍기는 한 가지 향수에도 남자들은 다르게 반응한다.

어떤 남자는 우아하게 느끼기도 하고 어떤 남자들은 오히려 천박하게 느끼기도 한다.

아름다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을 가진다.

같은 향수와 같은 액세서리를 보고도 사람들은 왜 다르게 반응하는 걸까? 그것은 아름다움을 결정할 때 오감에 의한 감각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쌓은 모든 이성과 감성을 총 동원한 마음으로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외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어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기 시작한다.

무엇이 아름다운 인생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쌓아가며 사는 사람이 남보다 더 아름답게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것 외에도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많다고 믿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 피부를 필자는 본 적이 없다.

레이저니 박피술이니 보톡스 주사니 야단을 떨지만 아직 궁극적인 해결은 없다.

그러므로 피부의 아름다움을 원하는 당신에게 또 다른 아름다움을 권해 주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남기는 일을 하자. 사람들은 자기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준 사람을 아름다운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러면 당신은 그 사람에게서 지워지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문병천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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