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요른 맛 모르제?…" / "할아버지! 입가에 숯 검정 묻었어요…".
30일 경남 합천군 초계면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는 옛 계남초교 운동장에서는 밀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도시에서 찾아든 가족들이 모여 '추억의 밀사리'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합천군 우리밀생산자위원회(위원장 김석호)가 경남 마산.창원과 대구.부산의 우리밀 소비자와 합천군 생산자들을 초청,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되살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우리의 전통 먹거리 문화를 일깨워 주기 위해 마련한 잔치였다.
지펴진 불에 밀 이삭이 구워지면서, 두 손으로 비벼 껍질은 입으로 불어내고, 밀알을 먹는 맛은 옛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칠순의 할아버지와 손자.손녀들이 손바닥에도 입가에도 검정을 묻힌 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는 모습은 바로 동심으로 돌아간 그대로였다.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와 함께 참여한 이칠헌(78)씨는 새삼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릴적 할아버지가 소먹이러 갔을 때, 남의 집 밀을 베어다가 몰래 구워먹는 것은 정말 꿀맛이었지. 먹을 것이 없어서 항상 배고픈 시절이었거던". 그러나 아이들은 난생 처음 체험한 밀사리가 그저 신기한 듯 "할아버지 맛있어요!"라며 동문서답을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밀사리뿐만 아니라 잊혀져가는 옛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각종 행사를 펼쳐 인기를 끌었다.
옛 도리깨로 밀 타작하기, 감자캐기와 구워먹기, 마늘캐기, 밀 볶아먹기와 허수아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그야말로 도시 어린이들에게 인기 '짱' 이었다.
밀사리 한마당 잔치를 마련한 김석호 위원장은 "이 잔치는 단순한 체험행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것, 우리가 먹을 것, 우리가 영원히 살 것을 눈 띄우기 위한 농심"이라며 "해마다 이 한마당 잔치를 개최할 것이며,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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