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울진 앞바다에서 계기 관측 이래 국내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판 경계부에서 벗어나 있어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풍지대로 알려져 왔다. 때문에 이번 지진 발생으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원전지역 주민과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전수거물 관리센터 부지 선정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지진발생 가능성 높은 지역에 원전 집중 = 지진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에 원전이 집중 건설됐다는 주장은 과거 반핵단체는 물론 국회 차원에서도 제기된 적이 있다.
2000년 당시 국감에서 민주당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영환 의원은 "양산 단층대 위에 울진 4기, 월성 4기, 고리 4기 등 총 16기의 원전이 상업운전 중에 있고, 향후 10기가 추가로 건설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 원전이 양산 단층과 그 지류단층인 동래 단층, 울산 단층에서 불과 8~10km 정도의 거리에 있다"며 "그럼에도 원전측은 '활성단층 8km 범위 밖에 있으니 상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지진에 대한 대책없이 원전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핵단체들도 1964년 미국의 PG&E사가 활성 단층인 산 안드레아스(San Andreas) 단층대에서 10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지역에 원전을 세우려고 시도했다가 주정부가 지진학자들의 반대를 근거로 불허한 사실을 들며 정부의 원전건설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또 정부와 한수원측이 원전 지역을 대상으로 신규 원전건설이나 원전수거물 관리센터 건설을 밀어부치기식으로 강행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원전 내진 설계는 20년전 규정 = 김영환 의원은 2000년 당시 국감에서 우리나라 원전은 20년 전의 내진 설계 값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설계 값은 영광을 제외하고는 울진.고리.월성원전 모두 지난 1936년 발생했던 리히터 규모 5.0의 지리산 지진에 근거를 두고 0.19g이라는 최대 지반가속도와 0.2g이라는 설계 지반가속도에 따라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당시 인근에 있는 최대 단층에 기준을 두지 않고 굳이 지리산 지진에 기준을 둔 것은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인가 = 지금까지 한반도는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는 일본과 달리 판 안쪽에 있어 지진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판구조론으로 지진을 설명하는 학자들도 판 경계 뿐아니라 판내부에서도 지진이 잦아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상청 초청으로 방한한 독일 포츠담 지구물리연구소 최승찬 선임연구원도 이를 지적하고 "구조물에 대한 내진 설계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기부와 한수원측은 정반대의 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원전의 궁극적인 안전목표는 방사능 물질의 외부 누출방지에 있는 만큼 최근 지진문제가 부각되기 전부터 완벽한 내진 설계를 했다는 것. 아울러 내진설계에만 원전건설비의 3~8%라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등 일반 건물이나 다른 산업설비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규모 6.5 지진이 발생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내진설계를 위해 예정부지 주변의 단층과 과거발생 지진, 지체구조도 등을 상세히 조사해 예상 가능한 최대 지진을 산정한 후 여유도를 고려해 반영한다고 원전측은 강조하고 있다.
▲지진 발생 빈도 = 이번 지진은 올 들어 한반도에서 발생한 22번째 지진이다. 기상청 지진자료에 따르면 1978년 이후 2004년 5월까지 한반도 지진 발생 횟수는 모두 620회에 이른다. 평균 10~20회에 머물던 연간 지진발생 횟수가 1990년대 중반 이후 30회를 넘었고, 2001년 43회, 2002년 49회, 2003년 38회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핵단체들은 지진 횟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지각이 불안정해졌다는 방증이며, 이는 자칫 대형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수원측은 "최근 새로 도입한 관측장비가 예전보다 정밀해져 미세한 지진도 다 잡아내기 때문에 빈도가 증가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