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널린 것이 '야동'(야한 동영상)이다.
'좋은 세상'(?)이다. 손쉽게 받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으니... .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엄두도 못내던 일이다. 스타의 은밀한 밀담을 훔쳐 본다는 것이 가능이나 할 일인가.
그러나 어떤 상황, 어떤 한계에서든 '에로틱'의 질은 같다.
검은 차도르 속 여인을 훔쳐보는 것과 홀딱 벗은 여인을 보는 '에로틱'의 질은 같다는 얘기다. 메일창이 벌거벗은 여인으로 '도배질'되는 요즘은 오히려 무뎌진다. 옛날 마릴린 먼로의 나신을 본 충격에 비할까.
젊은 날의 '에로틱'. 거기에는 변두리 극장이 있다. 칠성, 달성, 사보이, 오스카, 신성, 신도극장... . 지금은 사라진 추억 속의 극장이다.
쾌쾌한 냄새와 '꼬질 꼬질'한 의자, 싸구려 담배연기 가득한 그 곳이다. 삶에 있어 유일하게 컬러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 임검석도 있지만, 단속이 느슨해 동네 꼬마들이 모여 성인영화까지 볼 수 있던 곳이다.
동네 형(사실 그들도 미성년자였다)들의 어설픈 욕과 이빨 사이로 '찍~' 뿜어내던 침을 맞으면서도 화면 가득 펼쳐지던 여체와 신음소리에 혼이 빠졌다. 야한 영화를 보며 '고추'를 조물락대던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처럼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 짓'을 했을까.
지금도 잊지 못하는 영화가 몇 편 있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탱고'(1985년). 신천변 모 다리 옆에 있는 극장. 희한하게 이때는 혼자서 영화를 보게 됐다. 동시상영의 어떤 영화를 보러 갔는데, 정작 기억나는 것은 이 영화다.
안소영의 뒤를 이어 제2대 애마부인에 등극한 오수비. 풍성한 가슴에 뽀얀 피부, 지적인 이미지까지 갖춘 여배우다.
이 영화의 압권은 '파도 자위'. 아직까지 이 장면의 아우라(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특한 분위기)는 많은 에로틱한 영화 속에서 톱5 안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모든 에로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여인은 '몸마름'에 고통을 받는다. 남편은 박사다. 세미나 관계로 같이 부산 해운대에 내려왔다. 그러나 남편은 바쁘다. 호텔에 혼자 남은 그녀는 우연히 옆 방의 '묘한' 장면을 엿보게 되고, 자신의 몸도 서서히 달아오른다.
바람을 쐬기 위해 바닷가 모래밭에 앉는다. 밀려드는 파도는 그녀의 몸에 철썩인다.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파도의 힘. 그녀는 서서히 다리를 벌리고, 고개를 젖힌다.
은은한 달빛 아래. 카메라는 그녀의 얼굴을 훑고, 얇은 천, 그마저 말려 올라간 다리 사이에서 파도처럼 철썩인다. 거기에 맞춰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몰래 먹는 불량식품같던,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묘한 향수 속의 장면이다. 어린 마음에도 카메라의 시선이 몸을 훑는 파도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또 하나는 '희대의 미인' 정윤희 주연의 '진아의 벌레먹은 장미'(1982년)이다.
정윤희가 누군가.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1980년),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1981년)의 절세미인이 아닌가. 당시 이국적인 이미지에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로 많은 남자들의 가슴을 뒤흔들었던 여배우다.
이 영화에서 정윤희는 호스테스로 나온다.
친구인 혜란(최수희)과 동거하는 진아(정윤희)에게 어느날 옛 애인 석호(이영하)가 찾아온다. 혜란은 낮에 출근하고 진아는 밤에 출근한다. 밤이 되면 혜란은 작은 악마가 돼 석호와 몸을 섞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에로킹(에로영화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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