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이 아니라 비혼"-대구여성회 '비혼여성 캠프'개최

입력 2004-05-25 15:11:34

'비혼(非婚)이라고 불러다오'.

지난 22, 23일 의성 교촌 농촌체험학교에서는 대구여성회가 마련한 제3회 비혼여성캠프 '출발, 단독비행' 행사가 열렸다.

비혼 여성은 결혼을 주체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여성을 말한다.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미혼(未婚)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독립된 삶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캠프에 참가한 28세 이상 비혼 여성들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혼자 사는 사람, 결혼을 했지만 여러 이유로 결혼이 아닌 삶을 사는 사람, 성적(性的) 소수자, 가족들 또는 또래의 비혼들과 함께 사는 경우 등등.

캠프에 참가한 여성들은 가족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에서 비혼 여성은 여러모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 주택자금 대출 또한 부양가족이 있거나 결혼 예정일 때만 가능하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저리융자 혜택도 마찬가지이다.

자녀를 입양하는 경우에도 3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로 두고 있다.

이 캠프 준비를 담당한 대구여성회 차혜영씨는 "법적 불이익뿐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시선, 결혼을 해야 한다는 주위로부터의 압력과 경제적 어려움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며 "혼자 살기 어려운 만큼 잘 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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