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와 한판 당권도전자들 윤곽

입력 2004-05-22 10:46:07

한나라당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대표 최고위원)로 전환하면서 당권 후보군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내달 중순쯤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천타천 대표경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단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경선 불출마를 시사함에 따라 대강의 판세는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수도권 3선 의원들간 대결에다 지명도가 있는 초.재선 의원이 가세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박 대표의 출마는 사실상 굳어진 상태다.

정작 자신은 "좀 지켜보자"며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하진 않고 있으나 박 대표 주변과 당 안팎에서는 경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직 미완의 상태로 남은 당의 변화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차기 대권을 위해 '한 템포 쉬어가야 한다'는 권유도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 체제에 대항해 '수도권 3선그룹'이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3선그룹의 좌장격인 이재오(李在五) 의원과 홍준표(洪準杓) 의원간 단일화를 통한 도전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며 박 대표를 겨냥, "한나라당의 모든 변화의 핵심은 인물인 만큼 설익은 과일은 쓰기만 할 뿐 영양가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요조찬공부모임'으로 세력화에 나선 남경필(南景弼),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도 내부 논의를 거쳐 후보를 낸다는 각오다.

남 의원은 "당의 얼굴은 시대의 변화 속도를 쫓아가면서 한나라당이 살아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와 줄곧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소장파쪽 한 인사는 "박 대표의 벽을 밟고 가야한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고민이 많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밖에 지난 총선 당시 공동 선대위원장을 역임한 박세일(朴世逸) 당선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국민생각'과 '푸른정책연구모임'의 발족에 적극 가담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박진(朴振)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또 3선의 맹형규(孟亨奎), 김무성(金武星)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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