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골 민가네 농장'

입력 2004-05-22 08:47:10

"토종닭을 잘 길러 놓으면 사람도 먹고, 산에 사는 살쾡이도 먹고 그러지요".

봉화군 명호면 관창 1리 갈골마을 민경동(37)씨의 토종닭은 온종일 풀밭에서 먹이를 구한다.

아예 풀어놓고 먹여 개구리, 메뚜기, 지렁이를 먹고 또 각종 풀씨와 열매, 약초잎 등을 쪼아 먹기도 한다.

하루중 사료라고는 저녁 무렵 횃대에 올라가기 전 단 한번만 준다.

닭장 문을 열어 풀어놓고 기르니 살쾡이 등 산짐승들이 내려와 심심찮게 닭서리도 해가지만 민씨는 일상 일인듯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얕은 개울에 나온 가재와 다슬기도 잡아 먹습니다.

별걸 다 먹어서 그런지 병수가 없어요. 병아리때 매만 조심하면 키우는 데 별 문제가 없어요".

은행잎과 열매로 만든 기능성 사료를 먹인 토종닭이 혈액순환 개선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민씨의 닭은 다 키우기도 전에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해 150마리를 길렀으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도시 주민들이 앞다퉈 사가는 바람에 여름 휴가철 전에 동이 났다.

그래서 올봄에는 300여마리를 기른다.

토종닭도 토종닭이지만 산골 집에다 주변 산세가 아름답고 개울물도 얼음알처럼 맑고 깨끗하다.

대구와 부산 등지의 주민들이 사과를 직접 따가거나 오붓한 가족 여름 휴가터로 잡기 시작하면서 아예 3평짜리 빈방을 수리해 민박도 하고 있다.

아직도 총각인 민씨는 사람이 그리운 외딴 집 생활이기에 누가 찾아 와도 마냥 반갑다.

민씨 어머니가 담근 된장 맛은 일품. 두릅과 달래김치, 마른고추 볶음, 손가락 굵기의 취나물도 그만이다.

토종닭 백숙 3만원, 손질한 생닭은 2만원. 054)672-1536. 봉화.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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