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10일부터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리는 역(逆)모기지(reverse mortgage)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비롯, 은행권이 역모기지론 상품을 판매할 채비를 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2년전 출시한 '연금형 대출상품'을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모기지론 상품은 현재까지 단 1건의 실적도 없다.
대구은행에 앞서 국민은행과 삼성생명도 지난 95년과 2000년에 각각 역모기지 상품을 출시했지만 철저히 외면받았다.
국민은행의 역모기지 상품은 2002년까지 7년간 판매됐지만 17건이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 '저주받은(?) 금융 상품'이 최근 정부가 세제혜택 등을 통한 역모기지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오고 있다.
주택 수요자가 집을 담보로 장기저리 대출을 받아 최장 20년까지 매월 원리금을 갚는 모기지론이 그토록 오랜 기간 집값을 갚아나가는 데 거부감을 지닌 사회적 통념에 의해 뿌리내리기 쉽지 않듯이 역모기지론도 사회적 통념에 의해 좌절을 겪어왔다.
역모기지론은 주로 노년층의 노후 보장을 위해 집을 담보로 15년간 매월 생활비를 지급받은 뒤 집을 대출기관에 넘기는 형태여서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주거'의 개념보다는 '소유'의 개념으로 여기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거부되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역모기지제도가 안정된 노후, 또는 일시적 실업상황에서 가족 생계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만 이용하면 장점이 많은 제도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가계 최후의 보루인 '집' 을 담보로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자칫 거주지마저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신한.조흥은행의 역모기지 상품은 가령, 2억원짜리 아파트로 15년간 아파트 가격의 50%인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매월 34만원씩 나눠 받을 수 있다.
이때 이자는 대출일에 원금에 가산되며 매월 100만원을 지급받을 경우 이자가 5만원이라면 실제 대출은 105만원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대출한도는 10년 이상일 경우 집값의 최고 60%, 10년 미만일 경우 집값의 최고 50%까지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3개월, 6개월, 1년 변동금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3개월만기 CD 유통수익률이 연 3.9%인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5.9%가 이자율이 될 전망이다.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 생활비는 미미하므로 국민연금, 금융상품 수익 등이 있어야 노후 생활이 보장된다.
역모기지론은 새 아파트 입주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도금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억원짜리 집에 살고 있는데 1억5천만원짜리 아파트에 당첨, 여유자금은 5천만원밖에 없고 입주가 3년 후라면 현재의 집을 담보로 최고 5천만원까지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해결하고, 최종 입주 시에는 현재 거주하는 집을 팔아 잔금을 마련하면 되기 때문이다.
역모기지론은 정부가 관련 세금 감면이나 대출가능 금액 상향 등의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정 연령까지 생존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존보험 등 보완재 성격의 금융상품이 출시될 경우 더욱 긍정적일 수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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