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만명의 청소년이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고 있다면 보통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가출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가출기간은 점점 길어져 심각성이 더하다.
가출의 장기화는 범죄집단과 성매매 등 탈선으로 이어지고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경찰청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9∼13세 가출 청소년이 2002년의 경우 전체 가출 청소년 중 20%였으나 지난해에는 25.5%로 늘었다.
문제는 가출 연령이 낮을수록 가출횟수가 늘고 장기화된다는 점이다.
여섯번 이상 가출한 청소년 대부분이 초등학교때 처음 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출 청소년 중 60%를 차지하는 여학생의 경우 가출한 지 6개월 내에 성매매의 유혹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출청소년이 늘어나는 이유는 두 말 할 나위없이 원만치 못한 가정 탓이다.
2003년의 경우 가출청소년의 가출원인이 교우관계, 가정불화, 가정방임, 엄격한 부모, 가난, 구직, 도시 동경 순이었으며, 중간 경유지는 친구 등 집단 거주지, 상담기관, 쉼터, 직업소개소·취업알선기관, 주유소 등 단기 취업처와 경찰서였다.
가출청소년들이 다행히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일반 '그룹 홈' 시설, 취업기관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귀착지가 소년원, 윤락업소, 범죄집단이라는 사실에서 청소년들의 장래가 크게 우려된다.
더구나 가출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역이나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이들을 빨리 찾아내 가정이나 쉼터 등으로 연계해야 하지만 국내에 가출 청소년을 위한 현장활동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쉼터로 청소년들을 인계했다 하여도 안심할 수 없다.
규칙적인 쉼터생활에 이들이 적응하기 힘들 뿐 아니라 개개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어 보호기간이 끝나 쉼터를 나가면 또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부를 원하는 학생은 복교를 시키고 취업을 알선해 주는 등 장기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쉼터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실현이 사실상 어렵다.
정부사업으로 가출청소년 선도를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김영균(대구시 범어1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