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서핑-바람타고 바다 위를 날다

입력 2004-05-20 09:09:43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푸른 수면 위를 살짝 떠서 나는 듯이 달리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포항시에 사는 강정호(37).이미숙(32)씨 부부는 요즘 바람(?)이 단단히 들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예쁜 돛을 단 윈드서핑 장비를 갖고 함께 바람을 맞으러 바닷가로 나간다.

강씨는 부인과 같이 2년째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다.

시속 30~40㎞는 족히 낼 수 있는 수준급이다.

*"두려움 떨치고 이젠 마니아"

"남편과 함께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을 타고 물살을 가르면 짜릿해요. 스트레스도 훌훌 날아가고요". 막상 윈드서핑을 처음 배울때 다소 두려웠던 이씨는 이제 돛줄을 놓을 수 없는 윈드서핑 마니아가 됐다.

포항 영일만 일대에는 주말이나 휴일이면 형형색색의 돛을 달고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물결친다.

영일만 일대에 윈드서핑 마니아들이 몰려들자 포항시도 지난달 포항시장배 전국윈드서핑대회를 열어 붐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요트의 돛과 서핑의 보드를 결합한 윈드서핑은 수상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윈드서핑은 사철레포츠이지만 여름에는 바람이 적고 겨울에는 추워 봄, 가을에 더 많이 타는 편이다.

하지만 겨울에도 육지에서 서풍이 불어 두꺼운 슈트를 입고 윈드서핑을 하면 아무런 장애가 없다.

2년 경력의 남상국(42.포스콘 총무팀장)씨는 시속 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남씨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느낌, 오감으로 전해지는 짜릿함에다 운동후 회원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것도 적잖은 기쁨"이라며 윈드서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자연과 하나…오감이 짜릿

윈드서핑은 팔심도 있어야 하고 허리로 균형을 잡고 하체의 힘으로 버텨야 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상당한 전신운동이다.

윈드서핑을 배우려면 포항.경주지역의 영일만클럽, 천해지풍, 포항윈드서핑협회 등에 문의하면 장비대여와 함께 무료로 강습해준다.

영일만클럽은 포항을 중심으로 40여명의 회원이 즐기고 있고, 천해지풍에도 20여명의 회원이 있다.

초급 일반코스는 주말마다 3, 4일 강습받으면 바닷바람에 몸을 실을 수 있다.

고요한 호수나 바람이 고르게 불 때는 당일 교육으로도 탈 수 있다.

수중 적응, 윈드서핑 조작, 실전훈련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강습하면 시속 20~30㎞는 낼 수 있다.

6개월 정도 타면 시속 50㎞ 이상의 수준급 실력에 도달한다.

수영을 못해도 상관없다.

물에 빠져도 보드에서 2~3m 이상 떨어지지 않고 구명조끼를 입어 육중한 체구도 물에 둥둥 뜬다.

영일만클럽 김철호(38) 강사는 "윈드서핑은 바람을 거슬러 돌아오는 턴기술(태킹), 자이빙(바람을 타면서 회전하기), 점프 등의 기술이 있지만 균형잡기와 중심이동만 잘 되면 사실상 절반은 마스터 한 것으로 다른 레포츠보다 배우기가 쉽다"고 말한다.

장거리 주행을 하고 싶을 때는 긴 보드, 스피드를 내고 싶으면 짧은 보드를 주로 하고 양쪽의 장점을 살리고 싶으면 포뮬러 보드를 사용하면 된다.

*6개월 정도면 시속 50㎞ 즐겨

윈드서핑 장비는 슈트, 구명복, 보드, 세일 등 4가지. 처음 배울 때는 동호회에서 장비를 무료로 빌려준다.

자기 장비를 갖고 싶으면 중고제품의 경우 120만원선에서 일체를 살 수 있다.

새 제품의 경우 보드는 120만원선, 세일은 70만~150만원선으로 체형과 실력에 맞는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경북지역에서는 포항의 죽천.송도.도구해수욕장 등 영일만 일대가 인기 있는 서핑장소다.

포항지역은 바람이 끊이지 않는 데다 영일신항 방파제가 높은 파도를 막아 서핑의 적지다.

초보자들에게는 파고가 낮고 경관이 좋은 송도해수욕장이 좋고, 경력이 쌓인 사람들에게는 파도가 다소 있는 죽전바닷가가 어울린다.

이밖에도 울산 진하앞바다, 거제 사곡요트장, 서울 뚝섬, 경기 시화호 등이 전국 10만 동호인들의 놀이터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