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감축의지' 노출...우리만 '안일'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 작전에 투입할 예정인 미
2사단 2여단을 한반도에서 빼내려는 시도는 이미 금년 1월부터 가시화됐으나 군 당
국은 대수롭지 않게 대처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미 2여단의 철군 가능성은 올 1월 16일자 미군 전문지 성조지 보도를 통해 처음
으로 포착됐다.
성조지는 당시 미 2여단 예하 2개 항공강습대대가 각각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7만1천평)와 캠프 자이언트(5만1천평)가 당초 계획보다 무려 7년이나
앞당겨 폐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던 것.
이 신문은 1월 12일 경기도 동두천 소재 캠프 케이시를 방문해 연설한 존 A.맥
도널드(육군준장) 주한미군 시설관리소장을 인용해 이들 캠프가 11월 1일까지 폐쇄
돼 한국측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이 2002년 3월 주한미군 기지 및 훈련장 전면 재조정을 목표로 체결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2011년 폐쇄토록 명시된 이들 캠프의 반환일정이 돌연 앞
당겨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당시 북한군 남침로인 경기도 문산, 파주에 각각 위치한 미2
사단 주력부대 주둔지의 급작스런 연내 폐쇄 방침을 밝힌 것은 이라크 차출을 염두
에 둔 발언이 분명했는데도 군 당국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2여단의 한반도 철수를 짐작케 하는 행동은 올 2월 서울에서 열린 제7차 한미
미래동맹 회의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측은 당시 LPP에 따라 미군 재배치 예정지인 경기도 의정부와 이천에 각각
30만평, 20만평의 땅을 미측에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미측은 돌연 이 부지가 필요없
다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이다.
미측은 신규 공여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던 일부 기지 및 시설들을 동두천과 의
정부 등 경기 북부의 기존 기지 안으로 이전하겠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은 미2여단 병
력 차출을 감추기 위한 발언이었다.
미국이 자신들의 기지 이전을 위해서라면 부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안달을 하는데도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포기했음에도 한
국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미측의 입장 변화가 주한미군 감축계획과 관련이 있지 않
느냐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감군계획과 연계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
혔다.
더욱이 미래동맹 회의를 통해 경기도 북부의 미2사단 재배치계획의 1단계로 모
든 기지를 2006년까지 동두천과 의정부로 통.폐합키로 합의한지 불과 수개월만에 재
배치 계획에 중대 변화가 생겼으나 한국측은 미국의 숨은 의도를 애써 외면하는 듯
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국측은 회의 종료 후 "서울 도심의 주한미군을 옮기고 연합군사능력을 강화하
며 일부 군사임무를 한국군에 전환하는 미군의 재배치는 미래동맹관계에 상호이익이
된다는 점에 양측이 동의한 점은 협상성과"라면서 미군 감군 가능성은 일절 언급하
지 않았다.
미국은 제7차 미래동맹 회의 첫 날인 2월13일 회의 개막 직후 국회가 한국군 3
천700명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도 미2여단 '차출 시나리
오'는 그대로 진행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미국측 대표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당시 협상 도중
이라크 파병안의 국회통과 소식을 접하고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파병을 결정해준 한
국에 감사한다"는 말을 연발해놓고는 막상 협상에서는 의정부.이천 부지 공여를 거
부한 채 미2여단 철수를 준비했던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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