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는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18일 영덕군 남정면 사암1리 마을 뒤 골짜기 다락논. 수년째 버려져 있던 묵은 논에 이날 물이 채워지고, 모를 심는 이앙기가 바삐 움직였다.
새마을지도자 남정면협의회(회장 최원갑)와 남정면새마을부녀회(회장 이성분) 회원 18명은 이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휴경지 8필지 4천여평을 개간해 모를 심었다.
뙤약볕 아래 남자 회원들이 논둑을 쌓는 등 궂은 일을 하는 동안 여자 회원들은 점심과 참을 제공하는 등 지원 활동을 아끼지 않고 발품을 팔았다.
구슬땀이 뚝뚝 흘러내렸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머잖아 자신들이 벌이게 될 일을 꿈꾸며 기대반 설레임 반으로 오히혀 흥에 겨운 듯 했다.
농번기라 자신들의 들일도 바쁜데 이들 남정면 새마을 가족이 시간을 쪼개 함께 모인 이유는 올 겨울 '사랑의 집 고쳐주기' 재원을 마련키 위해서. 최 회장은 "주위에 비만 오면 지붕이 새는 집들이 적잖지만 가정 형편상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수리는 엄두도 못내고 그냥 살고 있는 이웃들이 많다"며 "가을 추수로 얻은 수확금으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을 시작하기로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고 했다.
가을 수확 때까지의 논물 관리는 사암1동 새마을지도자 김기연(63)씨가 자청하고 나섰다.
회원들의 예상 목표 수익은 1천여만원. 한 집이라도 더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음달 10일쯤에는 사암2리 밭 1천여평에도 고구마를 심을 계획이다.
올해로 20년째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부녀회장 이성분(58)씨는 "버려져 있던 논에 모를 심고 보니 마을 얼굴이 환해졌다"면서 "앞으로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나눔의 행사를 꾸준히 펼쳐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남정면 새마을가족은 지난 3월 고철이 모자라 철강 대란이 발생할 당시 25t의 고철을 모으는가 하면 재활용품 수거 등 환경보전 운동에도 솔선수범해 지역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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