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심고 돌아와 보니 집안이 엉망이었습니다.
방과 창고를 샅샅이 뒤져 금반지와 참깨까지 털어갔어요".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박모(72) 할머니는 이달 초 도둑을 맞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해봐야 잃은 물건을 되찾을 수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농번기를 맞은 농촌지역 농가와 상가를 노린 빈집털이와 좀도둑, 강도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의성군 사곡면 매곡리 손모(46)씨는 지난 1일 밭에 일하러 간 사이 현금 30만원을 도둑맞았다.
청송군 진보면 기곡리 김모(52)씨 등 주변 다섯 농가도 지난 10일 수백만원 어치의 귀금속과 현금을 도난당했다.
농산물 도난도 잇따라 예천읍 통명리 조모(56)씨는 지난 3월 하순 집 창고에 보관 중이던 벼 25포대를 도난당했으며 지난 겨울부터 최근까지 의성, 안동지역 개인과 농협의 고추창고 다섯 곳이 털렸다.
담배 전문절도범도 극성이다.
안동과 예천, 의성 등지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담배가게에서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10여건의 담배 도난 사건이 발생해 피해액이 3천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강도사건도 빈발해 지난 12일 새벽 2시쯤 청송군 진보면 모 다방에 강도가 침입해 잠자던 종업원을 위협하고 270만원 어치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에 앞서 11일에는 청송감호소에서 출감한 임모(46)씨가 청송농협 진보지점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 이 농협 여직원 황모(43)씨가 들어오자 흉기로 위협하다 붙잡혔으며 안동에서는 이달 초 여관에 차를 배달하는 다방 여종업들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는 강도사건 3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농촌 치안이 이처럼 불안한 것은 경기침체와 허술한 치안상태 때문이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노숙자나 교도소 출소자 등이 상대적으로 방범이 취약한 농촌 지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사실조차 모르거나 농번기에 흔히 발생하는 농촌지역 범죄로 여기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팽배하다.
청송 김경돈.의성 이희대.예천 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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