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원내대표 선출의미
안팎으로 거센 세대교체 요구를 받아온 한나라당이 결국은 안정을 택했다. 5선으로 경륜과 안정을 내세워온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대세론'을 업고 무난히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김 의원은 당내 중진들과 이번 총선 당선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선택에는 변화와 개혁이 시대의 대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안정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무조건 변화와 개혁만 내세우다보면 열린우리당의 2중대 밖에 안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되 한나라당만의 색깔도 내야 한다는 고민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경선 초반에 이미 당선이 확실시됐었다. 경선 출마의사를 밝혔던 맹형규(孟亨奎), 김무성(金武星), 권철현(權哲賢), 정의화(鄭義和) 의원 등이 출마포기와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김덕룡 대세론'은 그대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선출되면서 김덕룡 대세론은 급격히 흔들렸다. 젊음과 개혁성을 내세운 천 의원에 맞서기 위해서는 비슷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경선 분위기는 후발주자인 김문수(金文洙) 의원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불리한 기류를 경험총무론과 노무현 맞상대론으로 돌파했다. 거대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야당다운 야당생활을 한 경험이 필수적이며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상대할 사람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아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변화와 안정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당내 일반적 정서에 큰 호소력을 발휘하면서 한때 김문수 의원쪽으로 기울었던 지지세를 돌리는데 성공했다. 김 의원은 당선 직후 "급격한 개혁이 아니라 합리와 안정을 바탕으로 한 점진적 개혁이 필요하다는데에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향후 대여전략은 열린우리당의 개혁우선 노선을 견제하면서 안정을 강조하는 기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박근혜 대표의 성향이 기본적으로 보수쪽임을 감안할 때 김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표의 콤비플레이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서 제기된 "열린우리당의 젊은 천 원내대표를 상대하기에는 어딘가 낡아보이고 무겁다"는 지적은 앞으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안정과 개혁을 추구한다면서 안정에만 침잠해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김 의원은 안정에 못지 않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당안팎의 지적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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