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속되는 경기불황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추진하던 사업의 실패로 좌절하는 경영자들을 주위에서 보게 되면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실패없이 성장한 기업은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성장의 뒷면에는 반드시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실패를 통해 성장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업만이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냉정하게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조직을 재정비하여 도전한다면 실패는 다음 사업에서의 성공으로 되살아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성공에는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만, 실수나 실패는 부끄럽고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많다.
또한 실수나 실패를 했을 때에 '운이 나빴다'는 식으로 덮어 버리면서 실패를 직시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다.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하면 실패는 계속 반복될 뿐이다.
미국에는 실패박물관이 있다.
미국의 실패연구 권위자 로버트 맥메스가 40년에 걸쳐 연구하고 수집하여 건립한 것이다.
여기에는 펩시콜라가 만들었다가 갈색의 고정관념을 넘지 못하여 실패한 크리스탈 펩시(무색콜라), R J 레널즈사가 개발했지만 흡연자의 심리를 무시하여 실패한 무연담배 등의 제품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수집한 7만여 점을 전시해 놓고 있다.
그는 왜 이것을 만들었는가? 수많은 회사들이 쏟아낸 실패작 속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고, 유사한 실수의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손실도 막아보자는 의도에서였다.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패를 다루는 태도에 있다.
한번의 실패에는 다음 실패를 막을 수 있는 귀중한 정보들이 담겨있다.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알면 그만큼 성공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실패를 완전히 분석한 뒤 실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전 직원들도 이를 공유하도록 하는 실패경험의 지식자산화는 다음의 성공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실패를 귀중한 경험으로 인식할 때, 기업은 실패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과감하게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실패를 잘 활용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으로 3M을 들 수 있다.
이 회사에 '15% 룰'이 있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15%는 일과 무관하게 반드시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한 프로젝트를 위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강조한다.
원래는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려다 실패한 데서 비롯된 포스트잇도 바로 이 15%룰이 탄생시킨 작품 중의 하나이다.
최근 국내의 여러 기업들도 사내구성원들 간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실패 사례를 기록하여 지식 자산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어떤 서비스기업은 고객들의 불평이 접수됐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패파티'를 열어 잘못한 직원이 실패사례를 발표하고 팀원 간 토론을 통해 잘못을 공유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케이크에 X자 모양의 양초를 꽂고 생일축하 노래를 '실패 그만 합시다'로 바꿔 부른다고 한다.
한편 대기업에 비해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규모 기업들은 사안에 따라서는 한번의 실패로 기업경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대개 기업들은 유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다른 기업들의 실패한 사례들을 제대로 수집하고,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여 이에 적절한 전략으로 대처하는 것이 비슷한 실패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실패경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실패정보를 공급하는 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김기현(영남대교수.국제통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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