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신기남(辛基南)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탈레반 쌍두마차 시대'를 맞았다.
'탈레반'은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의원에게 민주당 보수진영이 붙여준 곱지않은 별명이다.
'신-천 체제'의 갈길을 암시하는 별명이기도 하다.
신 의장은 신당 창당에 초지일관했던 유일무이한 의원이다.
원외에는 신당창당론자로 이강철(李康哲)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이 동반자로 있었다.
오늘의 신기남은 바로 그 초지일관이 만들어 냈다.
경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이강철 본부장-염동연 당선자 라인이 1표는 정동영, 나머지 1표는 신기남과 이부영에게 나눠준 이유가 초지일관 신당창당에 열정을 쏟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래서 2등 할 수 있었다.
그의 초지일관은 이제 개혁의 추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명한 개혁을 내세워 당선된 천 원내대표는 그와 호흡이 맞다.
때로는 개혁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지도력의 시험대에 오른 천 대표로서는 개혁만큼은 신 의장에게 밀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언론개혁관은 '신-천' 한 호흡의 백미다.
신 의장은 "특정 생각을 가진 언론이 너무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는 것은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의 뜨거운 감자인 독과점 규제 추진을 언급한 것이다.
천 대표도 '연내 언론개혁'으로 '완급조절'을 내세운 이해찬(李海瓚) 대표출마자와 각을 세워 당선된 만큼 언론개혁에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신-천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저항도 클 전망이다.
우선 당내 반대 계파를 다독거리는 일이 급선무다.
재야그룹, 원로그룹, 개혁당그룹 등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어 내년 1월까지 신체제를 유지하려면 이들을 무마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17일 당직인선에서 대변인에 임종석.김현미 당선자를 내정해 재야파와 구당권파를 각각 안배했다.
비서실장에 김부겸 의원, 기획조정위원장에 유시민 의원을 지명했다.
두사람 모두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의원을 지지했다.
이날 당직인선을 보며 이강철 본부장의 당내 입지 확대를 예견하는 시각도 있다.
이 본부장 역시 이해찬 의원 지지파였다.
정동영 전 의장은 대권경쟁자인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를 영입한 이 본부장을 사사건건 견제했다.
이 바람에 이 본부장은 당권파의 지지를 받는 천 대표를 지지할 수 없었다.
천 대표가 당선되자 이 본부장이 길을 잘못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신 의장이 탕평책을 쓰고 있고 이 본부장과 인연도 깊어 이 본부장 중용이 점쳐지고 있다.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인 김 전 경남지사가 입각한 뒤 이 본부장을 상임중앙위원으로 지명하는 것이 중용 가상도의 하나다.
신 의장 체제는 이같은 탕평으로 내년 1월까지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천 대표는 연내 개혁 밑그림 그리기 완료를 외치고 있어 열린우리당에는 올 한해 내내 '개혁'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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