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월 중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4일 차출 방침을 통보한 이래 3일만의 일이다.
우리 정부가 제대로 협의하거나 손도 써보지 못한 채 미국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꼴이 됐다.
차출 결정도 그렇거니와 절차도 모양새가 사나웠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에게 통보한 상대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안보부보좌관이었다.
의전의 격과 통로가 푸대접으로 읽힐 만 했다.
게다가 차출 재고 요청을 한마디로 자르고, 전력공백에 대한 가시적 보완책 요구도 거절했다 하니 망신이나 다름없다.
이제 주한미군 차출(감축)은 발등의 불이 됐다.
서부전선에서 미군 1개 여단의 공백을 메우려면 우리 군 사단급이 필요하고, 첨단무기 반출이 이뤄지면 거기에 대한 대책을 별도로 세워야 할 형편이다.
주한미군이 돈 덩어리라는 것이 이제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이다.
나쁜 소식은 이 뿐이 아니다.
일본에 미 육군 1군단 사령부가 옮겨와 주한미군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는 구상까지 흘러나온다.
군비부담이라는 경제적 손실에 군사적 자존심까지 훼손될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여당은 무사태평이다.
주한미군 감축은 없으며 안보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허풍만 떨어온 셈이다.
한강 이남으로의 미군 기지 이전 후 감축협상을 한다는 우리의 청사진은 자위행위에 불과했다.
미군 차출이 3일만에 결정되는 판에 무엇을 장담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더 한심한 것은 돈 덩어리가 빠져나가는 데도 파병 재검토 운운의 계산 없고 무책임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군 감축에 대해 아무런 대안도 갖지 못한 채 어설픈 반미정서에만 몰입돼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우리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안보의 확고한 바탕이 없으면 경제난 극복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늦었더라도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여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파병약속을 조속히 이행하고, 허황된 반미정서를 호혜적 용미(用美)정서로 바꿔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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