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담배의 해악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많다.
이런 잘못된 상식은 흡연자들의 심리적 위안과 함께 흡연을 합리화하는 '이론'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순한 담배가 덜 해롭다?
'마일드', '라이트' 등의 이름을 지닌 순한 담배는 니코틴이나 타르의 함량을 줄인 제품이다.
흡연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담배회사들이 앞다퉈 이런 담배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순한 담배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호흡기 내과 전문의들은 순한 담배가 흡연 습관을 나쁘게 바꿔 건강에 되레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혈액 내 일정량의 니코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폐 깊숙이 들이마시기 때문이다.
순한 담배의 문제점은 의학 교과서에도 지적되어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발간한 '호흡기학' 교과서에는 "과학적 근거로 볼 때 타르나 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는 낮은 니코틴 전달을 보상하기 위해 더 깊이 들이마시는 흡연 습관을 만들며, 실질적으로 폐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
"담배는 '백해무익'이라고 하지만 장점은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게 해준다". 애연가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의학적으로 볼 때 근거 없는 주장이다.
흡연은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등의 성분 때문에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얻을 순 있지만, 이는 스트레스 해소와는 전혀 무관하다.
스트레스는 자신의 욕구나 의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생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 흡연 욕구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또 니코틴 금단 증상도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긴장도가 더욱 상승한다.
이런 사람이 외부 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단 증상까지 뒤섞여 더욱 혼란스럽게 된다.
이 때 담배를 피우면 금단 증상이 사라지면서 흡연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에 마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담배를 피우면 살 빠진다?
젊은 여성들 가운데 흡연자가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살을 빼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니코틴이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중추 신경을 조절해 체중을 줄이고, 대변을 잘 보게 해주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담배를 끊으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담배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담배를 피우는 동안 억눌렸던 맛을 느끼는 혀 돌기의 기능이 되살아나면서 음식을 훨씬 많이 먹기 때문이다.
즉 담배를 대신할 간식 거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복부 비만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뒤 음식을 조절하며 충분한 운동을 하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외국산이 국산보다 질과 맛이 좋다?
애연가들 중에는 외국산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맛과 질이 국산보다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담배 회사의 비밀 문서가 공개된 적이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기의 pH를 높이기 위해 염기성 물질인 암모니아 등의 혼합물을 섞음으로써 니코틴의 효과를 더 강하고 빠르게 만들었다고 한다.
담배 회사는 '담배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라는 주장을 했지만, 이 담배를 피운 많은 사람들의 니코틴 중독성은 더욱 높아졌다.
◇흡연 때 '핑'하는 기분은 담배의 환각 효과 때문이다?
처음 담배를 피울 때에 일반적으로 핑 도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약간의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도 동반된다.
이런 증상은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사람이 다시 흡연을 했을 때에도 일어난다.
이를 담배의 환각 효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FDA가 니코틴에 대한 마약 판정을 내린 것은 그것의 중독성 때문이지 환각적 효과 때문은 아니다.
이런 현상은 담배 연기 속에 들어 있는 일산화탄소가 산소보다 헤모글로빈과의 흡착력이 약 270배 정도 강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즉 체내의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게 돼 순간적으로 뇌의 산소 부족이 발생해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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