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 가정주부들 중 '손이 저리다' '손가락 감각이 둔하다'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간혹 있다.
특히 밤에 자다가 손이 너무 아파 일어나기도 하고 그럴 때는 손을 주무르거나 털면 좀 나아진다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엄지손가락쪽 손바닥의 통통하던 살이 빠져 푹 들어가고 엄지손가락의 힘이 빠져 물건을 자꾸 놓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근전도 검사를 하면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손이 저리거나 쥐가 나는 이상감각이 느껴지면 흔히 이것을 뇌졸중의 예비신호로 생각하고 스스로 혈액 순환의 문제라고 판단한 후 임의로 혈액순환개선제를 사 먹기도 한다.
그러나 손의 이상감각 하나만으로 뇌졸중의 예비신호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뇌졸중의 예비신호로 손, 발의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때는 한쪽 팔다리와 동시에 같은 쪽의 얼굴, 특히 입 주위에서도 이상감각이 느껴지거나 언어장애, 근육마비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손 저림증은 간혹 근막통증후군, 목 디스크, 말초혈액 순환장애, 말초 신경염, 갱년기 증상 등의 감별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사람의 손목에는 손으로 가는 많은 힘줄, 신경, 혈관 등이 안전하게 지나가도록 뼈와 인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좁은 터널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근육이나 근막이 두터워져 이러한 손목터널이 좁아지고 손목을 굽힐 때는 더욱 압박을 받으면서 손목터널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생기는 질환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가정주부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혹은 부적절한 손목 자세로 반복적인 일을 하는 근로자, 악기 연주자, 이발사 등의 직종에서 흔히 나타난다.
또한 외상, 임신,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류머티스성 및 골 관절염 등의 환자에서도 잘 생길 수 있다.
주로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의 절반부분에만 통증이 나타나고 다섯째 손가락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손바닥에만 증상이 있고 손등에는 증상이 없으며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운전 도중이나 밤에 잠을 잘 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손바닥을 위로 하여 손목 부위를 반대 손가락으로 톡톡 쳐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이 손끝 쪽으로 퍼져 나갈 때 혹은 양손의 등을 맞대고 팔목을 최대로 구부린 후 1, 2분간 계속 있을 때 손 저림이 나타나면 이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치료로는 과도한 손목 사용을 삼가고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혹은 작업을 하지 않거나 잠을 잘 때 손목에 부목을 대면 손목을 구부리는 것을 줄일 수 있어 경미한 경우에는 쉽게 손 저림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임신 중 발생한 경우는 대부분 출산 후 좋아진다.
그 외에 약물요법이나 주사(스테로이드)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가 있고 손의 힘이 떨어지거나 엄지손가락의 근육이 마른 경우,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처럼 신경손상이 심하다면 손목터널의 횡수근 인대를 절개해 정중신경의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컴퓨터 마우스의 과도한 사용이 손목터널증후군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손목의 적절한 자세, 즉 손목을 중립(손목에서 각이 생기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두고 컴퓨터 자판을 치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가끔씩 손목, 손가락 등을 움직여주고 운동을 해주는 습관도 가져야 한다.
이지인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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