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연재된 '신부부'를 통해서, 부부 생활의 다채롭고 새로운 풍속도들을 구경하였다.
남편이 아내를 외조하는 부부, 서로 존대말을 사용하는 부부, 서로 반말을 사용하는 부부, 재산을 서로 따로 관리하는 부부, 아내에게 모든 경제권을 맡기는 부부, 전업주부, 맞벌이 부부, 딘스족(DINS; 맞벌이를 하면서 성관계를 갖지 않는 부부), 아이를 원하지 않는 부부 등.
신부부의 등장은 부부관계의 다양화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통적인 경제적 부양자로서 남편과 가사노동의 제공자로서 아내라는 성별 분업구조가 파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부부관계의 변화는 조기 이혼율의 증가와 외도 등 부부관계의 위기 양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것은 부부관계의 규범의 혼란 즉 아노미의 증가를 의미한다.
가족제도가 부부관계의 안정된 틀을 제공하던 시대와는 달리, 오늘날처럼 제도가 약화된 사회에서는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서 더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해야만 한다.
결혼을 위해서 집을 마련하고 결혼자금을 준비하는 것보다, 창조적인 부부생활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결혼을 통해서 부부간에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으로 결혼을 유지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나 크다.
그리고 전통사회에서와 같이 여성에게만 헌신을 요구하기에는 여성의 지위가 크게 변화하였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그 꿈을 실현하려면 부부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일상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인 성취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가족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자녀양육, 요리, 빨래, 청소 등의 가사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나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약속을 하지 않는 가정적인 선배를 알고 있다.
아내의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존중하며, 아내를 대신해서 요리하고 집안 일과 양육을 분담하는 것을 즐긴다.
동화같은 두 딸은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안다.
결혼은 험난한 세상에서 나의 지지자인 우리 편을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삼십대의 선배는 결혼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마흔을 조금 넘긴 어느 날 선배는 아내가 든든한 도반이라고 자랑했다.
부부관계란 나를 먼저 포기함으로써 상대방을 세워주고, 그 결과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신비로운 통일체임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부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지(경북대 연구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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