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오리박사 구창모(37.예천읍 고평리)씨. 지난 3월 내린 폭설로 20여동의 오리사육장과 수천마리의 오리를 잃고 길바닥에 나 앉았던 구씨가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것은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 때문.
"조류독감 발생 이후 농장 경영 이래 최악의 사태를 맞았고, 3월 폭설때 다시 한번 주저앉았습니다.
이번에 겪은 두번의 큰 좌절은 인생의 큰 교훈이 됐습니다.
또 이웃들의 따뜻한 도움도 새삼 깨달았죠". 예천군 고평리 7천여평 부지에 200평 규모의 첨단자동화시설을 갖춘 오리사육장 13동을 세운 구씨는 요즘 오리병아리 입식과 새왕겨 교체, 먹이통 점검, 작업인부 식사준비로 온종일 분주하다.
그러나 구씨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않다.
당장 들어갈 병아리 사료값, 인건비, 운영비 마련이 걱정이다.
"죽은 오리들과 씨름하며 하늘을 원망할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당장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난관들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희망이 있는 한 어떤 어려움도 자신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구씨는 "오리박사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장담했다.
지난 1999년 남의 농장을 얻어 오리사육을 시작한 구씨가 수년만에 직원 13여명에 하루 600만~700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리는 잘 나가는 농장주가 되기까지는 그 만의 독특한 경영방침이 있었다.
사육장에서 2㎞ 남짓한 예천읍에 도계장을 운영하며 휴게소와 식당에 싱싱한 오리를 직접 공급, 생산유통마진을 챙겨 수익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구씨는 "폭설 피해를 입고도 제대로 재해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쉬워 이번에는 재대로 된 규격제품에 어떠한 재해에도 걱정없는 튼튼한 사육장을 세웠다"며 "무엇보다 이번 눈사태를 계기로 오리사육장이 건축물대장에 등록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자랑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숨을 곳도 없다는 구씨는 "앞으로 입식한 오리가 출하되고 사정이 나아지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겠다"며 지난 폭설때 성원을 보내준 이웃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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