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마음고생' 2개월

입력 2004-05-14 10:54:23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권한 회복으로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지난 2개월여간의 '마음고생'을 덜게 됐다.

"이런 사태가 벌어져 책임을 느끼고 죄송하고 부끄럽다. 그러나 민심이 지난 대선에서 우리를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탄핵안이 가결돼 흥분되고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말이 두서없이 나왔다. 민심이 동요하지 않도록 다독여 달라"

지난 3월12일 탄핵안 가결 소식을 접한 권 여사는 경남지역 주요 여성단체장 초청 오찬 인사말을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과 함께 칩거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 내외의 근황을 알리기 위해 지난 3월21일 청와대측이 제공한 사진속에서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이 공개되고 4월5일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하는 사진과 4월15일 17대 총선에 투표하는 장면이 노출됐을 뿐이다.

이렇게 3차례를 빼고는 외부 노출을 삼갔다. 때문에 보육과 여성, 아동, 장애인, 사회복지 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온 권 여사는 착잡하고 갑갑한 심경으로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짐작된다.

권 여사는 이 기간 노 대통령과 같이 청와대 관저에 주로 머물면서 독서와 산책으로 소일했다는 게 주변의 귀띔이다.

그러나 적적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손녀 서은이의 재롱이 더 없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손녀를 찾는 횟수가 많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과 함께 지난 3월말 자전거를 타고 경내를 산책하다 예고없이 비서실에 들러 근무중인 직원들을 격려한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4.15총선 전까지는 아들, 딸 내외 등 가족들만 만났으나 총선 후에는 지인을 만나는 식사를 하는 등 약간의 여유를 되찾기 시작했다. 4월11일 총리공관 만찬과 5월 5일 비서실장 공관 만찬에는 노 대통령과 함께 자리하기도 했다.

권 여사는 또 여성계 행사와 보육문제 등 관심사항에 대해 비서진으로부터 주 2회 가량 보고를 받고 여성계 등에서 각종 위로와 요구를 담은 서한들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안 가결 당일 국회 대치 상황을 뉴스로 접하면서 손에 땀을 쥐었다는 권 여사는 이제 퍼스트 레이디 자리를 정상 회복, '우리아이 지키기' 분야에서 적극 역할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린이 안전과 소외아동 복지, 실종 아동이나 미아 찾기, 아동학대 예방은 물론 보육및 저출산문제 해결, 이혼 예방을 위한 가족복지, 해외교포 2세를 위한 한글학교 교사와 학생 지원활동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게 참모진의 설명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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