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초선 간담회 표정

입력 2004-05-13 11:30:08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공식석상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12일 열린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초선 당선자들간의 오.만찬 간담회에서 일부 당선자들은 이같은 이색 제안을 내놓았다.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 지난 11일 경북대 강연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재비판한 "니는 캐라"라는 말이 화제에 오르면서 그 뜻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고 이에 경상도 출신 당선자들이 '너는 그렇게 해라 나는 나대로 간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하자 반농담조로 이같은 제안이 나온 것이다.

이 제안은 웃자고 하는 얘기 끝에 나온 만큼 경상도 당선자들도 특별히 문제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영남 병참기지론'과 원희룡(元喜龍) 의원의 '영남출신 원내총무 불가론' 등 한나라당 내에서 일고 있는 반영남 기류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당직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경상도 사투리 금지' 제안에 같이 웃었던 지역내 당선자들은 대구.경북 당선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검찰수사 문제가 화제에 오르자 정색을 하고 당의 조직적 대처를 주문했다.

주호영(朱豪英) 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가장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하는데 대구.경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검찰이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떨어졌지만 열린우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거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만 봐도 검찰 수사가 형평을 잃고 있다.

중앙당에서 대처를 잘 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간담회에서는 또 초선 당선자들이 차기 집권을 위해서는 호남 등 당선자를 내지 못한 지역에 대한 당의 꾸준한 배려와 장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6.5 재보선과 관련, 당이 전남지사 후보를 내지 못한 데 대해 당선자들은 많은 우려를 제기하면서 '내봐도 안된다'는 부정적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탄핵심판에 대해 당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를 놓고 "탄핵안 기각시 당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한나라당이 마치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반대의견이 맞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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