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해도-깊고 푸른 호수 넓고 푸른 초원

입력 2004-05-13 09:16:38

수국(水國)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홋카이도 동부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다.

특히 아칸(阿寒)국립공원에는 아칸, 굿샤로(屈斜路), 마슈(摩周) 등 제각각 특색을 가진 호수들을 만날 수 있다.

약 6천년 전 주변의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아칸호는 보통 4월 초순까지 호수가 얼어붙어 모터스키.스케이트 등 다양한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빙 후에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강태공들의 낚시질이 분주해진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낚시포인트로 일본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리모(綠球藻)'라는 공 모양의 녹조류는 이곳의 명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기한 희귀물로 700년된 것은 사람 몸통만하다.

굿샤로호는 아칸에서 제일 큰 호수. 보트장과 노천온천 등이 관광객들에게 손짓한다.

이곳은 또한 백조들의 겨울 쉼터다.

백조들에게 모이를 주면서 관찰해보는 것도 재미다.

일본 최대의 칼데라 호수인 마슈호는 수심 41m까지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맑은 호수로 손꼽힌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한없이 푸른 호수와 마슈다케(摩周岳.해발 855m), 호수 중앙에 조그만 화산섬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출해낸다.

굿샤로호와 마슈호 중간지점에 위치한 유황산(硫黃山)도 가볼만하다.

아직 화산활동이 계속 되어 가까이 갈수록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황색 바위 틈사이로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무척 신비롭다.

초원(草原) 또한 홋카이도 동부 여행에서 끊임없이 마주치게 되는 자연의 테마다.

구시로습원 인근에 자리한 900초원은 그야말로 '광활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평원. 전망대에 오르면 900ha에 이른다고 해서 붙여진 900초원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초원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조랑말을 타보는 것도 괜찮다.

구시로습원은 약 2만6천ha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습지로 멸종 위기의 두루미를 비롯, 2천여종의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의 보고. 람사협약(세게적인 습지에 관한 국제협약)에도 가입되어 있다.

구시로 습원 전망대에 가면 망원경을 이용, 습원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로 만들어진 2.5㎞의 산책로를 통해 습원의 일부를 탐방할 수 있다.

구시로 습원을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말을 타거나 카누로 습원을 둘러볼 수 있고,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노록코(羅克號) 열차를 타는 방법. 습원을 가로질러 27㎞의 거리를 약 1시간 가량 천천히 왕복하는 노록코를 타며 편안한 마음으로 웅장한 습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시로시 두루미학 자연공원도 빠뜨리지 말자. 쉽사리 보기 힘든 탄초학(丹頂鶴)들의 빼어난 자태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먹을거리

구시로 시내에 위치한 '와쇼이치바(和商市場)'라는 시장에 가면 '갓테동(마음대로 덮밥)'을 맛볼 수 있다.

60여개의 점포에서 파는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골라 밥과 비벼먹을 수 있다.

로바다야키도 꼭 가볼만하다.

구시로는 로바다야키는 원조. 우리네 로바다야키와는 조금 다르다.

석쇠에 다양한 해산물을 지글지글 굽어 맥주와 함께 먹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일본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쇼바(메밀면)이나 라면을 맛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레저메모

한진관광(02-726-5621)은 오는 7월25일부터 8월15일까지 매주 목.일요일 총 7회의 구시로행 전세기를 띄운다.

일반관광.체험관광.VIP투어.골프투어 등의 주제로 4박5일 일정의 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은 평소 인천~삿포르 직항편을 주 5회 운항하고 있다.

삿포르에서 구시로까지는 일본 국내선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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