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들 당사입주 '사양'...한나라, 골머리

입력 2004-05-11 11:48:40

한나라당이 신(新) 당사 이전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달 22일쯤 예정된 재창당 전당대회에 맞춰 신 당사를 물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천막당사에 무작정 있기도 어렵다.

이미 영등포구청에서 철거 명령이 떨어진데다 얼기설기 엮은 천막과 컨테이너 박스 만으로 오뉴월 땡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게다가 싱가포르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MPI사와 430억원대의 여의도 당사 매각계약이 성사됐지만 검찰의 가압류설이 흘러나온 것도 당사 이전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여의도 당사 매각과 함께 신 당사를 계약해 내달초까지는 당사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히고는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당 사무처가 최근 여의도 인근의 빌딩을 물색했지만 건물주들이 모두 거절을 했다고 한다.

어떤 업주는 내놓고 "근처에 오지도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처 관계자는 "정당이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다른 건물에 비해 임대료가 떨어지는데다 임대료를 꼬박꼬박 낼지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와 조금 떨어진 강서구 가양동과 염창동 일대와 마포구 쪽도 물색했지만 주차시설이 문제됐거나 식당건물은 보증금 및 비싼 월 임대료가 문제됐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폐 공판장'에 견주기 위해서는 '허름한 식당건물'이 제 격이라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아 고심 중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최근 "건물주와 재협상해서 임대료를 낮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내달초로 예정된 신 당사 입주가 다소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재 당내 분위기다.

당 한 관계자는 "타진한 건물주 대부분이 당사 이전을 꺼리는데다 천막당사 철수 압력도 거세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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