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창조한다-(3)적외선도 무용지물, 첨단군복

입력 2004-05-10 09:03:25

섬유는 제4의 무기(?).

일반 의류용 섬유로는 더 이상 중국을 당할 수 없다.

대한방직 월배 공장, 새한 경산 공장, 3공단내 범삼공 등은 기능성 군복과 같은 특수복으로 눈을 돌려 틈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적외선 투시 카메라도 무용지물

미-이라크 전에서 미군은 동굴속에 숨어있는 사담 후세인을 잡기 위해 적외선 투시 카메라를 사용했다.

적외선 투시 카메라를 사용하자 수백m 지하 땅굴의 미로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는 모두 다 미군의 작전망에 걸려들었다.

첨단무기 앞에 이라크 군이 맥없이 무너지는 현장이었다.

미군이 자랑하는 첨단무기 적외선 투시경을 차단하는 최첨단 군복이 바로 지역에서 생산된다.

제직 중심의 중국 섬유업체들은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

(주)대한방직 월배 공장에서 가공한 적외선 군복은 섬유선진국 스웨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 수출되고 있다.

이 분야 국내 선두주자인 대한방직은 지난해 나일론 100% 원단의 적외선 가공에 성공하기까지 지난 15년간 폴리에스테르.면 교직, 폴리에스테르 100%, 폴리에스테르.레이온 교직 등 소재별 적외선 가공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한방직 월배공장 염료배색실은 수십, 수백가지의 염료를 뒤섞어 적외선 가공 군복의 탄생을 주도하는 곳. 각종 염료를 조합해 야간에 발생하는 나무, 돌, 바위, 풀잎 등의 적외선 파장을 만들어낸다.

적외선 투시카메라의 원리는 가시광선(380~780나노m)보다 파장이 훨씬 긴 적외선(780~3천나노m)으로 야간에도 물체를 구별해 내는 것으로 군복 겉감에 자연 상태의 물체와 똑같은 적외선 파장을 입히면 투시 카메라가 힘을 쓰지 못한다.

군복용 색깔은 라이트그린, 브라운, 그린, 블랙 네가지로 구분되는데 적외선 투사 카메라를 차단하기 위해 각각 풀잎, 땅, 나무, 바위의 적외선 파장을 인위적으로 창조한다.

취재팀을 안내한 류영웅 공장장은 "대전 표준기술원과 공동으로 국내 전역의 적외선 파장을 조사해 평균값을 내는데 성공했다"며 "하지만 나라마다 적외선 파장이 조금씩 달라 수출용 군복은 그에 맞는 차별화 기술을 개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방수투습 기능의 극대화.

대구 3공단내 범삼공 염색라인. 이곳에서 생산하는 군복용 우의는 단순한 비옷이 아니다.

0.01mm 두께의 필름을 군복 안감으로 써 방수, 투습 기능을 극대화 한 것. 필름 표면 전체에 물분자보다 수만배 작고 수증기분자보다 수백배 큰 미세구멍이 뚫려있어 비, 바람은 차단하고 인체내에서 발생하는 땀은 밖으로 배출시킨다.

범삼공이 사용하는 폴리에스테르 또는 나일론 필름은 신축률과 방수투습기능을 동시에 갖춘 획기적 제품이다.

브랜드명 '아쿠아토르'. 고분자화학기술이 취약한 국내에서는 아예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쿠아토르를 개발한 세계 1위 화섬업체 듀폰은 전 세계적으로 협력업체를 선정해 독일, 일본, 미국, 대만, 한국에만 5개 기업을 지정했는데 범삼공이 국내 유일의 대표 업체다.

범삼공 염색라인은 국내에선 드물게 공기(건식), 물(습식), 열(핫 멜팅.hot melting)에 의한 코팅 처리가 동시에 가능하다.

특히 대당 가격이 12~15억원에 이르는 핫 멜팅 코팅기는 범삼공만의 자랑. 핫 멜팅 방식의 필름 코팅은 제품 표면의 균일도를 높이고 적진으로 침투할 때 노이즈(소음)를 줄여주는 기능이 탁월하다.

범삼공은 건식-의류, 습식-신발, 핫 멜팅-메디컬(반창고 또는 수술복) 등으로 제품 개발을 특화해 틈새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독가스를 막아라

새한 경산 공장은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화생방 보호의 개발에 성공했다.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화생방 보호의는 화학전에 대비해 독성 가스 침투를 막아주는 군복이다.

손장익 새한 기술팀장은 "케미컬(화학약품) 조합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발굴해 내는게 관건"이라며 "끊임없는 기술 축적과 R&D 투자가 동반되지 않는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새한은 지난 한 해 첨단 군복을 비롯해 소방복, 방진복 등 40만~50만야드에 이르는 각종 특수복 후가공을 통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고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알림= '신화를 창조한다-섬유, 첨단현장을 찾아서'에 대한 섬유인, 지역시민, 섬유학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인터넷 매일신문(www.imaeil.com)에 떠있는 '신화를 창조한다. 첨단 섬유의 현장을 찾아서'

아이콘에서 기업인, 시민여러분의 섬유산업 발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주십시오.

☞ '신화를 창조한다' [의견게시판] 가기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