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 가네". 건설원가중 가장 큰 영역인 땅값의 상승과 함께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꿈'은 멀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10.29 주택안정대책'이 나온 이후 후속 규제책의 위력으로 인해 기존 아파트 시장은 물론 재건축시장과 분양시장까지도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꿈'이 이뤄지는가 싶더니 "분양가가 내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분양가상승기조가 지속되면서 한 층 부풀었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올 3월까지 5개월간 지속된 분양시장 불황 여파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자 위기감을 느낀 주택업체들이 하나 둘 분양가격 인하나 중도금무이자융자 등으로 수요자와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들어 신규 분양물량을 푸는 업체들은 이에 아랑곳 않고 분양가를 지난해보다 높여 책정하고 있다.
▨분양가 고공행진
침체된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상반된 최근의 분양가상승은 비싼 땅값 지불에다 건설원자재값 인상, 주차장법과 소방법 개정 등으로 인한 건설원가 부담 증가를 주요 이유로 꼽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이같은 인상요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주택업체들의 '고집(?)'이 언제 꺾일는지가 관심거리다.
5, 6월중 대구 수성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한 업체는 33평형의 경우 700만원대에 분양할 계획이고, 40평형대는 750만원이상의 분양가격을 책정해두고 있는 상태다.
이는 수성구지역 분양가(33평형 기준) 잣대인 2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지난 연말부터 올초까지 같은 지역에서 분양된 타 아파트들이 2억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또 달서구에 아파트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주택업체들은 모조리 33평형기준으로 분양가를 2억원선으로 책정해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분양한 1억7천만, 1억8천만원보다 2천만~3천만원가량 오른 가격으로 미분양 물건이 쌓여만가는 시장분위기와는 엇박자로 가는 업체들의 단면을 보게 된다.
이같은 분양가 고공행진은 서울과 부산, 대전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최근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분양된 '쌍용 스윗닷홈' 56평형의 경우 평당 837만원에 분양돼 분양가격 상승세를 그대로 반영했다.
▨투기 억제책 쏟아져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주택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존속, 공기업의 아파트건설원가 공개와 미분양물량 누적, 올해부터 공공부문에서 후분양제를 도입해 오는 2007년부터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 등의 압박에 탄력이 붙을 경우 이처럼 높은 분양가에 낀 거품이 좀 더 빠질 것이란 기대속에서 내집마련 시기를 늦추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찌감치 "집값 만큼은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고 선언한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서민입장을 대변하는 민주노동당이 이에 가세한 만큼 집값안정책을 복합적으로 쓸 것이란 기대감이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발목을 잡으면서 대구 등 전국의 일반아파트 분양시장은 활기를 잃고 있다.
특히 올 한해동안 투기과열지구내 다주택자들이 사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는 처분해야 중과세 부담을 피한다는 생각에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기대속에서도 대구의 경우 신규 입주아파트가 1만여가구 이상이나 돼 집값이 올 하반기부터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수요자들은 더욱 더 느긋한 표정이다.
대구 수성구 한 공인중개사는 "수성구와 달서구의 신규 입주예정인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있는 상태이지만 막상 입주가 시작되면 팔려는 매물이 넘쳐나면서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분양이든, 신규입주이든 입지여건이나 품질 등을 잘 따져보고 적정 가격에 매입해야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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