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농작물 피해 번진다

입력 2004-05-08 11:17:19

최근 한 낮의 기온이 30℃ 가까이 올라가는 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밤낮의 일교차로 못자리와 수박, 참외, 표고버섯 등의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지방의 아침 최저기온은 10℃인 반면 낮 최고기온이 27.6℃였으며 상주는 최저 8℃~ 최고 26℃, 안동은 최저 6℃~최고 25℃ 등으로 대구.경북지역 대부분 일교차가 거의 17~1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못자리의 경우 발아율이 들쑥날쑥해지고, 냉해로 아예 종자의 싹이 돋아나지 않는가 하면 못자리를 일찍 만든 농가에선 한낮의 고온현상으로 잘록병이나 뜸모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김동수(56.구미시 해평면)씨는 "아침기온은 10℃ 이하로 낮은 반면 한낮의 기온은 거의 30℃에 육박하는 등 이상 날씨가 계속돼 볍씨가 싹을 틔우지 못했다"며 "못자리를 갈아엎고 다시 파종을 했지만 올해 적기 모내기는 물건너갔다"며 걱정했다.

참외와 수박 등 과채류 작물도 어느 정도 큰 상태에서 익어야 하는데 3월 중순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숙기가 빨라져 출하시기는 지난해보다 열흘정도 앞당겨졌지만 품질은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구미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요즘 출하되고 있는 과일들은 심한 일교차로 크기가 적고 색도는 물론 당도도 크게 떨어져 상품성이 덜하다"고 말했다.

과수작물의 경우도 저온에서 갑작스런 고온으로 이어져 꽃가루받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결실률이 떨어지고, 화훼작물도 높은 온도 때문에 생리장해와 꽃이 조기에 개화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지역 나지작(裸地作) 표고버섯 재배농들도 냉해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1년째 나지작으로 표고버섯을 재배해온 황정환(63.경주시 율동)씨는 "밤기온은 추위를 느낄 정도인 10℃이하로 내려가고 낮기온은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30℃까지 올라가 최근 수년사이 처음있는 흉작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마을에서 나지작 표고버섯을 재배해온 신중철(71)씨는 "매년 5천봉 가량 나무에 종균을 투입해오고 있으나 올해는 일교차가 심해 수익을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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