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청와대에도 'TK는 없다'

입력 2004-05-08 10:41:22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청와대 비서실개편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할 경우 비서실 개편을 통해 노 대통령의 집권2기 국정운영구상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라질 비서실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각의 경우 이달말쯤 총리를 지명하고 내달 20일 쯤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는 이르면 20일경, 늦어도 이달 말에는 개편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사표를 낸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의 후임 대신 사회수석을 신설하고 공석중인 외교보좌관과 정무수석 등을 임명하는 선에서 개편의 폭이 결정됐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부산 인맥의 보충이다.

문재인(文在寅) 전 민정수석과 이호철(李鎬喆) 전 민정비서관 고성규 행정관 등 부산출신 측근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노 대통령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부산출신 인사들이 대신할 것이라는 것이다.

설동일 민주공원 관장과 정윤재 열린우리당 사상지구당 위원장, 송인배 열린우리당 양산지구당 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노 대통령이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제1부속실장과 민정, 정무기획 비서관 자리 등에 대해서는 이들 측근인사들을 내정해뒀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반면 집권 1기 비서실에서 가뭄현상을 보였던 대구.경북(TK)출신 인사들은 새로 개편될 비서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무수석기용설이 나돌던 이강철(李康哲) 열린우리당 영입추진단장의 청와대 입성은 무산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문희상(文喜相) 전 비서실장이 당과 청와대간의 가교역할을 맡기로 함에 따라 정무수석의 역할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이 임시로 맡고 있는 현재와 같이 겸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단장 스스로도 청와대 입성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변인사들의 전언이다.

남영주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김학기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 지역출신 청와대인사 가운데 1명을 비서관으로 승진기용하는 선에서 TK에 대한 배려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총선에서 낙선한 배기찬씨는 청와대 재입성보다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대통령직속특별위원회에서 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 총선에서 한 석도 여당에 내주지 않은 대구.경북은 권력핵심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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