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수력에 문제 드러내...3연패 수렁

입력 2004-05-08 07:49:30

기아의 외국인 투수 훌리오 마뇽(32)이 올 시즌 프로야구 첫 완봉승을 거두며 다승왕 경쟁에 합류했다.

마뇽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9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완봉승은 마뇽이 올 시즌 처음으로 지난해 8월3일 LG 투수 이승호가 롯데전에서 올린 이후 9개월 4일만이고 1안타 완봉승은 쌍방울 소속의 유현승이 지난 99년 8월8일 롯데전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이번 완봉승을 포함해 완투승이 단 3차례 밖에 없을 정도로 타자가 투수를 압도하는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져 마뇽의 호투가 더욱 빛났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1승2패1세이브(방어율 4.16)를 올린 뒤 올해 국내 무대를 밟은 마뇽은 8회 2사에서 김주찬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노히트노런을 아깝게 놓쳤으나 시즌 3승째를 올려 다승 공동 4위 그룹에 가세했다.

특히 마뇽은 최고구속 146㎞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섞어가며 상대 타자의 심리를 읽는 두뇌피칭까지 보여줘 올해 다승왕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기아는 이날 승리로 삼성을 끌어내리고 종전 4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수원구장에서는 현대가 선발 김수경의 7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두산을 4-2로 꺾고 쾌조의 3연승 행진으로 2게임차 단독선두를 지켰다.

김수경은 이날 승리로 시즌 5승째를 올려 게리 레스(두산.6승)에 이어 다승 2위가 됐고 지난해 9월10일 롯데 더블헤더 2차전 승리 후 9연승의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또 4-2로 앞선 9회 1사에서 등판해 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켜 17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한 조용준(현대)은 시즌 9세이브로 2위 그룹인 임창용(삼성)과 진필중(LG, 이상 8세이브)을 따돌리고 부문 단독선두로 나섰다.

대구구장에서는 홈런 2방을 터뜨린 SK가 삼성을 9-4로 물리쳤고 잠실에서는 LG가 5회에만 8점을 뽑는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한화에 11-9 역전승을 낚았다.

4-3로 맞선 8회 1사 1, 3루에서 구원등판한 SK 조웅천은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9회 5점을 뽑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또 LG 마무리 진필중은 11-9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봉쇄하고 승리를 지켜 시즌 8세이브째를 따냈다.

●사직(기아 5-0 롯데)

기아가 마뇽의 1안타 완봉 쾌투 속에 타선도 홈런 2방으로 완봉승을 도왔다.

기아는 1회초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이종범이 심재학 타구 때 상대 3루수 이대호의 실책을 틈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6회 심재학의 투런홈런과 김상훈의 적시타로 4-0으로 달아난 기아는 7회 이종범의 솔로아치로 쐐기를 박았다.

반면 롯데 타선은 마뇽의 구위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고 8회 김주찬의 안타로 노히트노런 패배 수모를 면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수원(현대 4-2 두산)

선발투수 대결에서 앞선 현대가 공격의 집중력까지 발휘했다.

현대는 1회초 2사 1, 2루에서 클리프 브룸바가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려 2-0으로 앞선 뒤 2회 상대 김창희에게 솔로홈런을 허용, 1-2로 쫓겼다.

그러나 현대는 4회 박진만의 1타점 적시타와 채종국의 중전안타로 2점을 보태 4-1로 달아났다.

두산은 8회 3루타를 치고 나간 강봉규를 손시헌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불러들여 1점을 만회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잠실(LG 11-9 한화)

홈런 4방과 26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LG가 짜릿한 역전승을 낚았다.

1회초 선두타자 이영우의 솔로포로 포문을 연 한화는 공수교대 후 2점을 내줬으나 3회 최진행과 이도형이 나란히 3점홈런을 쏘아올리며 대거 6득점, 7-2로 전세를 뒤집었다.

3회 1점을 만회하고도 3-7로 끌려가던 LG는 5회 들어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LG는 알 마틴의 중전안타를 신호탄으로 김우석까지 7타자 연속 안타와 김재현의 3점홈런 등 타자일순하며 대거 8득점, 11-7로 승부를 갈랐다.

한화는 7회 2점 만회에 그쳤다.

●대구(SK 9-4 삼성)

SK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삼성을 3연패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1회초 이호준의 선제 2점홈런과 2회 이진영의 투런포로 4-0 리드를 잡은 SK는 3회와 5회 1점, 8회 2점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SK는 9회 박경완의 적시 2타점 2루타와 채종범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 등 3안타와 3볼넷을 묶어 5점을 뽑아 승리를 확정지었다.

SK 선발로 나선 '총알투의 사나이' 엄정욱이 6이닝 동안 2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제몫을 한 반면 삼성은 선발 노장진이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뒤 구원투수들의 난조 속에 3연패에 빠졌다.(연합뉴스)

사진 : 삼성과 SK의 경기, 5회초 SK선두 4번타자 이호준이 우측펜스를 직접 맞히는 큼직한 안타를 치고 2루에서 삼성 조동찬에게 태그아웃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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