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하면 뽀얀 국물과 고깃덩이, 구수한 맛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국물이 맑은 밤색을 띠며 맛도 구수하기보다 담백하고 시원한 곰탕이 있다. 나주지역의 곰탕이 이러하다.
광장코아 맞은 편 달서구 두류 3동 소방도로 안쪽, 여느 식당과 다름없이 평범한 음식점인 '호남정'. 주인 이재홍씨는 "나주곰탕는 원래 나주지역 우시장 한 켠에서 거간꾼과 매매인들의 새벽 출출한 속을 채우기 위해 끓이던 것이 유래"라고 밝혔다. 이씨의 고향도 나주다. 이런 인연으로 전통 조리법을 익혀 4년 전 식당을 개업했다.
나주곰탕은 무엇보다 사골 뼈만을 우려낸 육수를 고집한다. 먼저 사골 뼈를 24시간 푹 고은 뒤 얼기 직전까지 식힌다. 그런 다음 삼베망사에 양파, 대파, 무, 생강, 마늘을 통째로 넣고 다시 24시간을 끓인다. 이 때 끓이는 도중 거품이 생기는 것을 일일이 거둬내다 보면 종내에는 국물이 맑아지면서 짙은 밤색을 띠게 된다. 이를 냉장 보관해 놓고 손님이 올 때마다 삶은 양지고기를 넉넉히 넣어 다시 끓여 상에 내놓는다.
마늘과 소금 간을 한 뒤 고기 한점을 씹으면 오돌오돌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미다. 특이 한 것은 나주곰탕에는 다대기가 나오지 않는다. 얼큰한 맛을 즐기려면 그냥 대파 다진 것과 고추 가루를 적당량 타서 먹는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때문에 느끼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린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돌산 갓김치도 별미다. 국물에 밥 한술을 말아 갓김치 한 쪽을 얹으면 식욕을 더욱 돋워준다. 3개월 정도 곰삭은 갓김치는 달면서도 고유한 신맛이 침을 돌게 한다.
양념류도 모두 고향에서 택배로 주문하는 탓에 이씨는 "우리 집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는다"고.
이외에도 호남정에는 또 다른 별미가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 특성상 심야 손님들을 위한 메뉴로 전주콩나물국밥도 제공한다. 북어, 다시마, 멸치, 고추씨 등을 우려낸 국물에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넣고 끓인 전주콩나물국밥은 술국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나주곰탕 5천원, 전주콩나물국밥 3천500원. 예약문의:053)628-5168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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