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 직접 키워보는 재미 '꿀맛'

입력 2004-05-06 11:49:33

"수려한 산새와 맑은 공기 등 가야산의 자연환경에 흠뻑 빠진 데다 토종벌을 분봉해 직접 키워 토종꿀을 맛보는 즐거움 때문에 3년째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습니다".

지난 주말 가야산 해발 600m의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골짜기에 위치한 '가야산 토종꿀' 주말농장을 찾은 주부 이정순(43.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씨는 벌 분봉 작업으로 바쁜 손을 놀렸다.

부화된 여왕벌을 앞세워 새 벌통을 만드는 분봉 작업은 한해 꿀 수확을 결정할 정도여서 분봉이 한창인 4월과 5월이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기다.

이씨는 "입소문으로 이곳 주말농장을 알게 돼 벌 한 통을 분양받아 분봉과 꿀 채취도 직접하며 주말을 즐기고 있다"면서 "당뇨로 고생하는 남편이 이 꿀을 먹은 뒤부터 혈당수치가 많이 올라가지 않은 효험을 보는 바람에 토종꿀 마니아가 됐다"고 웃었다.

주부 김태인(43.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 가족 역시 이곳에서 벌을 키우고 꿀 수확을 체험하는 주말 나들이를 3년째 즐기고 있다.

김씨는 "건붓꽃, 찔레꽃, 패렝이, 피나무, 약초 등 수십종의 야생화와 나무가 우거져 진동하는 꽃향기와 꿀향으로 아름다운 정취를 즐길 수 있다"며 "사육한 토종꿀을 이웃 사람들에게 맛보여줬더니 '진짜 토종꿀 맛'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가야산 토종벌 농장이 가족단위 주말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일반에게 분양된 벌통에는 영남지역을 비롯해 서울, 경기, 충청, 호남권 등 전국에서 찾아든 분양자의 이름과 주소 등이 기재돼 있었다.

농장 대표 박세경(45)씨는 "현재 40여 가구가 주말농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소중한 체험을 한 분양자들의 적극적인 홍보로 전국에서 이용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여년 동안 토종꿀 농사에만 매달려 온 박씨는 지역에서 '토종벌 지킴이', '토종벌 박사'로 불린다.

그는 주변환경이 토종꿀의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리산 청학동, 강원도 오대산.봉산 등 심산유곡만 찾아다니다가 지난 2000년 고향인 이곳에 정착했다는 것.

박씨는 "가야산은 주야간 기온차가 심하고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피는 기간이 길어 벌이 꿀을 따오는 밀원지가 풍부한 데다 꿀향도 독특하다"며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얻어지는 토종꿀의 대중화를 위해 도시인 대상의 체험학습장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931-2660.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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