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의 촌철살인

입력 2004-05-06 09:19:21

"토 달면 배신이야, 배반이야"(넘버3), "밥은 먹고 다니냐"(살인의 추억)…. 송강호표 코믹형 대사는 매년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이번 '효자동 이발사'에서는 그의 어떤 대사들이 우리의 배꼽을 들었다 놨다 할까.

#"각하도 참 오래 하십니다"=대통령 이발사로 근무한 지 12년. '각하'가 묻는다.

"성실장(송강호)은 한결같이 성실한 게 좋아. 임자, 참 오래 하는구먼". 각하의 칭찬에 '효자동 이발사' 으쓱해지며 한마디한다.

"각하도 참 오래 하십니다". 묘하게 변하는 두 사람의 어색한 표정에 관객들은 박장대소한다.

#"사사오입이면 헌법도 고치는데 뱃속에서 다섯달 넘으면 애를 낳아야지"=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갖게 된 민자(문소리)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성한모에게 따진다.

때마침 떠오르는 헌법의 교훈. 사사오입 법칙에 따라 5개월 넘은 태아는 낳아야 한다는 법이 있다나.

#"각하, 머리가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더 이상 대통령 이발사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억지로 청와대로 끌려간 성한모. 빛나는 대머리 새 각하 앞에서 가위를 들지만 이내 고민에 빠진다.

자를 곳이 없다! 소심한 성한모, 처음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머리가 자라면 다시 오겠노라고.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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