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이야, 놀이기구야'.
스케이트보드와 엔진이 결합된 '모터보드'. 인라인스케이트는 너무 흔하고 스케이트보드도 어딘지 밋밋하다.
뭔가 남다른 레포츠를 하고 싶은 20, 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바퀴달린 기구를 타고 속도감과 묘기를 즐길 수 있는 모터보드에 빠져들고 있다.
2일 두류공원에서 대구의 모터보드 동호회인 'DGS', '파워보드'회원들이 함께 모였다.
일제히 모터보드에 올라 타 손에 든 가속기를 누르는 순간 '위~잉' 경쾌한 엔진소리와 함께 잽싸게 나아간다.
서핑을 하듯 몸을 좌우로, 발판을 앞뒤로 구르자 어디로 튈지 모르게 왔다갔다 한다.
기술이 무르익은 회원은 바닥에 드러눕다시피하다 옆으로 기울이며 모터보드를 자유자재로 놀린다.
여성 마니아인 김하지(24)씨는 "바람을 가르는 속도감에 머리끝이 쭈뼜쭈뼜 서 쾌감이 대단하다"며 "여성들은 엔진소리를 두려워하지만 보호장비만 갖추면 어느 레포츠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찬현(26)씨는 "직장일을 마치고 저녁에 모터보드를 즐기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삶의 여유까지 생기는 것 같다"고 만족해 한다.
지역에 소개 된 지 1년여밖에 안됐지만 대구에만 1천100여명이 모터보드를 즐기고 있고 구미'무한질주'를 비롯해 경북쪽에도 마니아가 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두류공원, 계명대 성서캠퍼스, 망우공원, EXCO 등지에서 주로 타지만 혼자서 타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차가 덜 밀리는 시간에는 단체로 중심가로 나들이를 하기도 한다.
▨어떻게 타나
'모터보드'는 7년전 미국 보드 마니아들이 오르막길에서도 탈 수 있는 보드를 궁리하다 고안해냈다.
언덕길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고 1시간 정도만 연습하면 누구나 탈 수 있다.
고낙현(29)씨는 "인라인스케이트는 초보자가 탈 때 멈추는 것도 쉽지 않고 자세잡기도 수월하지 않은 데 비해 모터보드는 기계 조작만 잘하면 멈추거나 속도를 내는 게 훨씬 쉽기 때문에 빨리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리코일 손잡이(시동거는 끈)를 당겨 시동을 걸고 발고정대에 오르면 바로 주행할 수 있다.
초보자도 중심잡기만 되면 반은 배운 것이다.
방향전환은 발판으로 한다.
좌회전을 하려면 발판 뒤축에 몸무게를 실어 보드테크가 최대한 왼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우회전은 그 반대. 발판 앞쪽을 눌러주면 오른쪽으로 보드가 기운다.
보드와 바퀴 사이에 특수 스프링이 있기 때문에 회전을 할 때 작은 힘만 주고도 탄력 있게 회전할 수 있다.
▨운동효과가 있나
기계의 힘으로 가지만 운동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 속도가 붙을수록 균형을 잡기 위해 허리와 엉덩이 밑부분, 종아리에 힘을 주면서 전신을 사용해야 한다.
한 시간 정도 타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다.
최고 시속이 40㎞까지 나가지만 전신이 바람에 노출되는 운동이어서 체감속도는 엄청나다.
회전, 가속과 급정거, 누워타기 등 다양한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긴다.
▨장비와 관리
모터보드는 보드스타일과 인라인형(휠맨, wheelman)으로 나뉜다.
보드형은 철제나 나무 보드 끝에 4바퀴가 달렸고 가격은 80만~100만원대. 휠맨은 두 바퀴 사이에 끼워 넣은 발판에 오른다.
150만~180만원대. 휠맨은 뒷바퀴를 들어 180도 회전을 하거나 앞바퀴를 들고 달리는 등 다양한 묘기를 즐기기 위해 많이 탄다.
두종류 모두 33~43㏄ 용량으로 최대속도는 시속 40㎞까지 낼 수 있지만 30㎞만 내도 체감속도는 오토바이의 50~60㎞에 맞먹는다.
회전은 두 바퀴 사이에 끼운 발이나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한다.
속도조절은 선 채로 모터와 케이블로 연결된 손잡이용 조종기로 가속과 제동을 한다.
보호장구는 헬밋, 무릎.팔보호대가 전부다.
모터보드는 엔진 제품이기 때문에 오래 타기 위해서는 관리가 중요하다.
한창구(32.타미 모터보드숍)씨는 "오랫동안 시동을 켜지 않으면 엔진 실린더에 기름이 굳기 때문에 안 탈때에도 자주 시동을 걸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요 부품과 마디마다 오일을 자주 발라주고 바퀴의 공기압과 볼트.너트가 제대로 조여 있는지를 잘 점검해야 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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