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포항 호미곶에서 이색적인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름 하여 '호미곶 등대축제'. 요즈음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여러 가지 유형의 색다른 축제의 장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고 지역경제도 살리고자 모두들 열심이다.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지고 장에 간다'는 속담처럼 유행 따라 별 가치도 없는 볼거리를 만들어 놓고 축제랍시고 떠드는 경우도 없잖아 있는 현실 속에서, 이번 매일신문과 포항해양수산청이 함께 주최한 호미곶 등대축제야말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축제문화의 새로운 장(章)을 보여준 쾌거로 생각되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특히 이번에 개최된 등대축제는 이러한 외형적인 겉모양의 화려함 보다는 이 축제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그리고 시대적인 의미가 더 큰 것이 아닌가 싶다.
100년전 우리 조상들이 노래한 호랑이 모습의 웅혼한 민족기상이 일제의 장난으로 유약한 모습의 토끼로 비하되었으며, 토끼 꼬리로 잘못 알려진 역사의 왜곡이 호랑이 꼬리인'호미곶'으로 바뀐 것 또한 불과 몇년되지 않는다.
30년전 영일만 갯벌위에 건설된 포스코가 있었기에 이 민족의 오늘날의 번영이 가능하였음은 어느 누구도 부인못할 것이다.
그렇다.
누군가가 역사에는 우연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민족을 가난과 어둠의 질곡에서 빛과 번영의 역사로 바꾼 포항의 철강산업이 영일만에서 태동한 것도, 밤 뱃길을 안내해주는 호미곶 등대가 이 영일만 끝자락에 서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지난 세월 이 나라 근대화의 역사적 사명을 수행해 왔던 대구.경북이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여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다함께 검푸른 파도가 출렁이는 더 넓은 호미곶 광장에서 큰 숨을 몰아쉬면서 기(氣)를 모아야 할 것이다.
금년 연말이면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어 40분거리로 좁혀진다.
대구.경북의 관문이 될 영일만 신항이 이달중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오는 10월에는 착공될 예정이다.
구미와 대구와 포항으로 연결되는 공업벨트선상에서 생산되는 첨단산업제품들이 영일만 신항으로 불티나게 수출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와야만 대구.경북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로의 출구가 없는 나라와 지역이 큰 발전을 한 예는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지 않은가. 이 길만이 어깨가 처진 대구.경북의 어두운 얼굴에 환한 생명의 불빛을 비쳐주고 이 나라의 발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구원의 등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미곶 등대축제야말로 대구.경북인 모두, 나아가서 전국민이 함께하는 민족의 축제로 발전 승화되어야 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정장식 포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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