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 어버이날들이 들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은 물론이고 일년 내내가 어린이날이라 할 정도로 어린이는 과보호되고 있다.
방정환 선생이 걱정했던 이 땅의 어린이보호는 시효가 넘은지 오래인 것 같다.
이제는 '이태백'까지 돌봐야 하는 어버이들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우리식 볼모현상이 아닐 수 없다.
4·15 총선에 대하여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기득권층에 반대하는 젊은 계층은 시장친화적인 정책과 고도성장이 가져다준 안락함을 즐기고 있으면서도, 재벌의 정치·경제적 우위를 불쾌하게 생각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적대적이거나 무관심하며,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보다는 변덕이 심한 북한정권을 달래는 것을 선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어 이들 젊은 개혁파가 이번 총선에서 주류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 정당들의 무능과 어리석음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총선 전 여당은 이번 선거가 탄핵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정당지지도에서 열린우리당이 온통 휩쓸 것 같았는데 수적으로 보면 탄핵을 주도한 야당의 지지율과 큰 차를 보이지 않았다.
이른바 몰아가기식의 여론만능현상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 현상이 나타났다.
대구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에게 3분의 2이상의 표를 준 것이다.
그리고 호남지역에서는 한나라당에게 2%내외의 지지를 보였다.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은 정말 이번 선거는 잘하고 싶었는데 저쪽에서 몰표를 줄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는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즉 한쪽으로의 쏠림을 막고자 한 것이었다는 뜻이다.
영남의 한나라당에 대한 몰표현상에 대하여 혹자는 호남지역은 개혁적인 정당에 표를 주었는데 영남은 아직도 수구적인 한나라당을 선호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엄청난 시각차이다.
그러고 보면 영호남의 몰표현상은 지역주의의 결과가 아니라 할 수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어느쪽으로의 무조건적인 쏠림현상은 부인 할 수 없다.
특정인을 좋아한다고 그가 하는 모든 일을 무조건 지지해서는 안될 것인데, 이번에도 정신없이 진행된 일련의 정치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했다.
이 땅에 살면서 1, 2년 전후의 일들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정말 곤혹스럽다.
예상가능한 건전한 사회에 대한 믿음이 우리들 삶의 기본이 아닌가.
한나라당은 두 번이나 집권에 실패했다.
한마디로 덩치값도 못하고 번번이 기습에 당해 버린 것이다.
변화속도가 빠른 이 시대에 당의 간판만 믿고 안주한 것이다.
'불임정당'이 탄핵으로 잠시 임신하는 듯 하더니 또 유산하고 말았다.
그것이 또 안타까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안스러움으로 이번에도 표를 준 듯하다.
또 하나의 볼모현상은 북한에 대한 것이다.
북한의 용천열차사고는 민족적 차원을 넘어 가슴아픈 일이며 우리 모두가 구호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못내 씁쓸한 심정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치 억지로 도와 주려고 애걸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사고가 나자 건물안으로 달려가 김일성부자의 초상화를 품에 안고 나오다 건물에 깔려 죽은 것을 숭고한 일이라고 한 북한발 기사를 접하고는 할 말을 잃게 된다.
한 외국 언론은 '지도자가 자기 자식보다 더 중요한' 이상한 나라 북한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산타할아버지가 북한에 못 오는 이유에 대하여 이런 농담이 있다.
산타할아버지의 썰매는 1인승이라서 북한의 안내원이 탈자리가 없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북한이 천국이라고 너무 선전을 해놔서 갈 필요가 없는 곳이라 방문지 리스트에서 지워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에 체류한 KEDO출신 한 외교관은 '횃불과 촛불'이라는 책에서 북한을 '협박'과 '구걸'을 같은 무대에서 동시 공연하면서도 창피하게 여기지 않는 나라라고 하고 있다.
우리민족에게 통일은 실로 중요한 것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떻게든 통일만 되어서도 않될 것이다.
통일보다 더 높은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민주주의이다.
즉 우리 민족 모두의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는 그런 통일만이 추구 할 가치가 있다.
이제는 북한에 대한 일방적 볼모현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누군가 말했던가,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약자가 된다던가.
이홍욱 대구가톨릭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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