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인자 총무' 자리 탐나네

입력 2004-05-04 11:45:12

경선앞 '눈독' 주자들 탐색전 분주

다음달 중순에 치러질 한나라당 원내총무 경선을 앞두고 후보자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으로 총무는 원내대책에 관한 전권을 갖게 돼 대표와 맞먹는 위상과 권한이 부여된 데다 17대 국회의 당 운영은 철저히 원내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총무는 '정치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자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이번 경선에는 전에 없이 많은 의원들이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의원은 안택수(安澤秀), 임인배(林仁培), 맹형규(孟亨奎), 김문수(金文洙), 이규택(李揆澤), 권철현(權哲賢), 김무성(金武星), 정의화(鄭義和) 의원 등에다 5선인 김덕룡(金德龍) 의원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들중 맹형규, 김문수, 이규택 의원 등은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영남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어 총무마저 영남출신이 차지할 경우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수도권 총무론'을 펴고 있다.

이에 맞서 안택수, 임인배, 권철현, 김무성, 정의화 등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의원은 박대표가 영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지만 이미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어 영남색채가 상당히 희석됐으며, 대표가 영남이라고 해서 총무가 영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또다른 지역주의라면서 경선 출마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총무경선에서 출마를 제의받았다가 뜻을 접었던 김덕룡 의원이 나설 경우 경선주자의 상당수가 출마를 재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현재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뜻을 접을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김무성, 정의화 의원 등 부산.경남의 일부 의원들도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이번 총선을 전후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남경필, 원희룡 등 소장파 의원들도 김 의원 지지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장파들은 17대 국회에서 총무가 갖는 무게가 엄청나게 커 자질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총무경선전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것을 추진하고 나서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병국, 남경필 등 소장파 의원 20명은 최근 총무경선 인사청문회안을 마련, 전당대회 당헌.당규 개정분과위에 제출했다.

이는 정당 고위당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라는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당 안팎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총무는 원내대책의 '수완'과 함께 국정현안에 대한 식견까지도 검증받게 돼 총무자질도 상당히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는 의원들이 많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사청문회의 속성상 후보자의 약점을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의 결속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약점이 대여관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의원들도 상당수에 달해 인사청문회안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관심거리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 :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헌개정분과위원회에서 참석위원들이 당헌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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