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주..."빈 지갑에 한숨만"

입력 2004-05-03 11:50:41

'OOO 날', 결혼식, 세금 납부 등 몰려

'5월 첫째주는 지나기가 무척 힘겹겠네...'

공무원 장모(40)씨는 지난 주말을 정신없이 보냈다. 친척과 직장 후배 결혼식이 3군데. 게다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도 미리 준비해야 했다.

장씨는 "몸도 피곤하지만 축의금과 선물값 등으로 이래저래 50여만원이나 들었다"며 "하지만 이번 주는 행사가 줄줄이 있어 더욱 피곤한 한주가 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가족 행사가 연이어 있는데다 윤달때문에 지난 4월 한달동안 미뤄졌던 결혼식 청첩장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5월 첫째주가 '피곤한 일주일'이 되고 있다.

실제로 호텔과 각 예식장에는 5일, 8일, 9일에 결혼식 스케쥴이 빡빡하게 잡혀있을뿐 아니라 평소에는 거의 예식이 없던 일요일 오전 10시대와 오후 5.6시에도 결혼식이 이어지고 있는 형편.

이승호(38.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최근 받은 청첩장만 해도 8개나 되는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들어갈 돈까지 생각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될 지경"이라며 "이런 일로 허덕이고 고민하다 보니 사는게 자신이 없어지고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다 최근들어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는 가장들을 더욱 지치게 만들고 있다.

소주값 인상에다 과자류, 라면 등 식료품 값마저 껑충 뛰는 등 물가 따라가기조차 힘들어진 탓이다.

자영업자인 최기수(40.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각종 기념일에다 물가인상, 종합소득세 납부 등이 겹쳐 올 5월은 이래저래 너무 잔인한 달"이라며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는데 가족과 함께 바람이나 쐬러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의 가장들에게 잔인한 5월은 15일 스승의 날이 지나야 끝날 것 같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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