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클릭-경주만화페스티벌

입력 2004-05-03 09:04:41

44일간의 만화 축제.'2004 경주만화페스티벌'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1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내달 13일까지 영남 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만화 축제는 규모나 내용, 기간에서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을 자랑한다.

이번 행사는 '세계만화관', '애니공룡관','애니메이션 상영관','인형극장', '3D입체영화관' 등 5개 주요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만화가들과 관람객의 만남, 일반인의 만화 그리기 체험, 만화 백일장 등 각종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됐다.

◇축제의 시작은 '세계만화전'에서

가장 먼저 찾아갈 곳이 주제관인 '세계만화전'이다.

이 곳에서는 이현세 특별관과 '라이파이' 특별 전시관, 한국만화박물관 등이 가장 눈에 띈다.

이현세 특별관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구에 매달리기', '뛰어' 등 초기작에서부터 최근작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라이파이 관'은 60년대 약 70여권이 시리즈로 나오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SF만화 '라이파이'를 전시한 특별관이다.

만화가 김산호가 그린 라이파이는 가슴에 'ㄹ'이 새겨진 옷을 입고 미녀 파트너 '제비양'과 함께 전용제트기 제비호를 타고 사악한 무리들을 끝까지 쫓아가 통쾌하게 쳐부수는 초능력자. '무선호출기' '레이저광선총' '배낭형 제트추진기'등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첨단 장비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는 만화뿐만 아니라 평면에 그려진 만화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만화입체상자가 준비돼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300여점의 국내 만화가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었던 1952년에 출판된 '이 대통령 투쟁약사'와 정치만화 '코주부', 새마을 운동 홍보 만화인 '사랑의 돌밭길' 등부터 최근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화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70년대 코너에 진열된 '민족의 반역자', '때려잡자 김일성' 등 과격한 내용의 반공만화들은 미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80년대 후반 봇물을 이룬 주간 만화잡지의 창간호들과 동그란 딱지 만화들도 시선을 잡는다.

맞은편에 있는 추억의 만화방에서는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나온 추억의 만화들의 복사본을 준비해서 관람객들이 직접 읽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3만여 권에 달하는 만화책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역사만화전시관이 아이들의 역사와 신화 교육에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는 안파견한인, 치우천왕 등 신화로 전해지는 고대 한국의 천황에서부터 대한제국의 순종에 이르기 한국 105대 천황의 영정 그림이 걸려 있다.

'대쥬신제국사'를 지은 만화가 김산호씨의 작품. 다만 각 영정 그림 옆에 붙어 있는 설명이 너무 작은 글씨로 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려면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또 만화제작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는 만화전시실과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등 국내 만화 작가들의 특별 전시코너도 볼 만하다.

하지만 세계만화전이라고 이름 붙이기에 외국 작품의 전시 규모가 민망할 정도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외국 작품은 약 150여점의 '서울국제만화전' 수상작들이 전부. 전시 공간도 그리 넓지 않다.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만화전'과 에밀레 극장은 행사장끼리 붙어 있어 연이어 관람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에밀레 극장에서는 '고양이의 보은', '포켓몬스터'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30분 3회 공연만 있으므로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좀더 색다른 것을 원하신다면

'난장트기'에서는 만화퍼즐맞추기, 물레체험, 도자기 만들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퀴즈대항전과 가족 댄스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중앙 무대에서 벌어진다.

'난장트기'는 항상 관람이 가능하므로 공연 사이 남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난장트기를 지나 들릴 곳은 애니공룡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모형과 공룡로봇, 화석이 전시된 곳이다.

특히 전시된 300여점의 화석이 모두 진짜 화석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 관계자는 아직 고생물학계에도 보고 되지 않은 화석 3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고 귀띔했다.

이 곳에서는 공룡화석발굴 체험에 참가해 찰흙으로 공룡의 모형을 떠보고 여기에 색칠을 하면서 즐길 수 있다.

또 전국 만화관련학과 대학생들의 작품과 홍보전시관도 설치돼 애니메이션 분야에 관심을 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옆 화랑극장에서는 이번 행사의 마스코트 '애니와 코미'가 등장하는 인형극 '지구를 지켜라'와 '엄마, 아빠 사랑해요'가 하루 8회 공연된다.

오전 10시부터 매 시 정각에 시작해 레크리에이션을 포함, 약 25분간 펼쳐진다.

50여m 떨어진 풍월주 게임관에서는 3D입체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특히 해외수출용으로 제작된 입체영상 '스페이스 포디세이'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이와 함께 공룡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애니공룡전'도 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매 시 정각에 시작되며 17분 정도의 분량, 하루 8회 상영된다.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곳은

첨성대 영상관에서는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주제 영상으로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았던 3D 입체 영상 '천마의 꿈-화랑영웅 기파랑전'이 상영되고, 백결공연장에서는 만화 주제가 부르기, 만화 주인공 복장 경연대회가 수시로 마련된다.

백결 공연장 뒤편 아사달 조각공원은 가족 단위로 사진 촬영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주말에는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만화백일장'을 열고 이현세, 박수동, 강철수, 이진주 등 인기 만화가들이 교대로 사인회를 갖고 있다.

관람료는 일반인 1만원, 청소년 9천원, 장애인.어린이 7천원 등이며 관람물과 영상물, 체험행사를 두루 즐기는 학교단체 패키지 요금은 유치원 1만3천500원, 초등생 1만500원, 중학생 1만1천500원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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