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창조한다-(1)첨단 '타이어 코드'의 비밀

입력 2004-05-03 09:05:13

"자동차 타이어는 섬유가 생명이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엄청난 무게의 차량이 하루에도 수없이 도로를 달리는데 타이어에 섬유가 들어간단 말이야? 착각이겠지. 결코 아니다. 자동차 타이어의 생명은 타이어 안에 들어있는 섬유직물에서 나온다.

'타이어코드'라 불리며 고무 타이어 내부에서 수백에서 수 천㎏의 자동차 무게를 지탱하는 섬유직물은 국내 화섬업체들의 강력한 캐시카우(cash cow, 주 수입원)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양대 화섬업체인 효성과 코오롱이 불과 2, 3년만에 각각 세계 1위, 세계 4위 타이어코드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세계 최대 타이어코드 생산지로 도약한 효성 울산 사업장(3만평)은 중합, 고상중합, 방사, 냉각 공정에 이어 연신, 상연사, 제직, 열처리 과정까지 쉴새없이 이어진다.

하루 3천600t에 이르는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며 월드 베스트의 위용을 뽐낸다.

지난해 효성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코드는 무려 7만5천t, 매출액 5천억원을 돌파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 세계 타이어 4개중 하나는 효성 타이어코드가 공급됐다.

타이어코드의 최대 비밀은 두 번의 중합 공정. 일반 원사는 분말 형태의 화섬 원료를 쌀알만한 칩 형태로 만드는 1차 중합에 그치지만 타이어코드 원사는 고체상태인 칩 모양의 원료에 한번 더 열을 가하는 고상중합을 통해 섬유 강도를 높인다.

가로, 세로로 제직해 1천500가닥에서 1천800가닥의 실들을 그물모양으로 얽어 놓은 타이어코드는 1㎡당 200㎏ 이상의 하중과 160℃ 이상의 고열에도 끄떡없다.

취재진을 안내한 진석봉 기술과장은 "실을 쭉쭉 늘여 당기는 연신과정에서 타이어코드의 강도를 한 단계 더 향상시킨다"며 "탄력성을 높이는 상연사(원사와 원사를 서로 꼬아주는 공정)는 실을 부드럽게 해 타이어 내부의 섬유 직물이 외부의 강한 압력에도 제 형태를 유지하게 해 준다"고 덧붙였다.

효성 울산공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존 제품보다 배이상 속도가 빨라진 혁신 제직기 및 연사기 6대를 도입해 세계 1위 수성에 나섰다.

한성윤 타이어코드 공장장은 "전 세계적으로 의류용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타이어코드 사업은 가장 강력한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중국과 동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월드 넘버원의 경쟁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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