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음악업계 협상 급진전

입력 2004-05-03 08:20:27

인터넷 음악사이트 벅스(bugs.co.kr)와 음악업계가 벅스의 음악저작권 침해 분쟁과 관련해 진행중인 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돼 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 고위 관계자는 3일 "협회가 벅스와 상생을 추구하자는 원칙아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합의방향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봤다"며 "빠르면 상반기안에 분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회도 벅스의 사용자 기반 등 그간 벅스가 만들어놓은 몫을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으며 벅스를 없앤다고 다른 음악사이트들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 관계자도 "연제협과 벅스가 서로 기존 주장에서 한발씩 물러서 윈윈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가급적 빨리 문제를 풀려는 방침"이라고 밝혀 음제협.연제협이 모두 벅스와 협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사안인 유료화방식에 대해 음제협 관계자는 "전면유료화 방식을 택했던 여러 음악사이트들이 사용자 이탈로 경영난에 처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가 애초 전면유료화 아니면 안된다고 한적이 없는데 잘못 알려졌다"고 언급해 벅스가 요구하는 단계적.부분적 유료화를 수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조건은 양쪽이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여서 앞으로 협상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벅스가 이미 사용한 곡에 대한 보상 문제는 벅스가 양 협회에 보상금을 지급해 일괄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금액은 수십억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양 협회는 벅스와 협상이 마무리되면 벅스를 상대로 제기했던 저작권침해 관련 민사소송.형사고소 등을 취하할 방침이다.

한편 벅스는 CJ그룹, SK텔레콤 등과 벌이고 있는 지분매각 협상이 상당히 진척돼 조만간 매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벅스는 그러나 이번 지분매각은 회사 인수.매각이 아닌 일부 지분투자 개념으로 지분매각 이후에도 현 박성훈 사장이 계속 1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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